[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일본 연구팀이 인간에게 사용할 수 있는 돼지 신장을 원숭이에 이식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 메이지대학에서 창업한 벤처기업 '폴 메드 테크' 등 연구팀이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신장을 원숭이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인간에게 사용 가능한 이종 이식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연구팀은 "일본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돼지 36마리가 탄생했고, 이 중 13마리를 현재 사육하고 있다"며 "이번 실험에서 그 중 1마리(생후 2개월 반, 9㎏)의 신장 하나를 양쪽 신장이 제거된 수컷 게잡이 원숭이에 이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신장이 이식된 원숭이 상태를 지켜본 결과, 체내에서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확인됐고 배뇨 또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파악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또한 향후 약 6개월간 해당 원숭이를 관찰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매월 1회 원숭이 대상 이식을 진행하면서 자료를 축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폴 메드 테크 최고경영자 겸 책임자인 나가시마 히로시 메이지대 교수는 "인간 대상 이식을 위해 돼지를 7개월간 사육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사육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에는 돼지와 원숭이 간의 실험 자료가 풍부해 이를 일본 데이터와 비교해 가면서 가능한 한 빨리 인간 대상 연구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매체는 "연구팀이 빠르면 내후년부터 인간 대상 임상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해당 연구에 대해 '아직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종 간 장기이식이 장기 부족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사람 치료에 적용하려면 거부반응과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는 인수공통감염증 위험 제거 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돼지 장기를 원숭이에 이식하는, 이른바 '이종이식' 연구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2년 넘게 생존하는 등 이종 간 장기 이식 가능성을 증명하는 실험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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