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번 주 '김건희 특검법' 세 번째 거부권 예고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처리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세 번째 거부권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오는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즉시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회로 되돌려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김 여사 특검법의 재표결을 2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추진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사실상 예고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또 "2년 넘도록 수백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지난 정부 때 별건의 별건을 수도 없이 이어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조사했지만 기소를 못하지 않았느냐"라고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전 정권에서 탈탈 털었지만 김 여사를 기소조차 못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는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이미 과도하게 이뤄져 특검 수사는 부당하다는 점도 거부권 행사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이번 세 번째 특검법은 기존 법안에 비해 수사 범위를 기존 14건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씨 관련 의혹' 등 2건으로 축소했다. 특검 후보 추천권을 제3자인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것이 특징인데,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 4명 모두 부적격하다고 판단할 경우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을 담았다.

대통령 핵심 관계자는 세 번째 특검법의 경우 세부 조정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서는 대통령께서 입장을 이미 밝혔다"며 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로 했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재표결 때엔 재적의원(300명) 과반이 출석해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가결된다. 108석의 국민의힘에서 이탈표 8표 이상이 나오지 않는 이상 부결되면 다시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김 여사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재표결을 거쳐 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된 특검법도 동일한 패턴으로 지난달 4일 재표결에서 부결·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에 특검법이 또 폐기되면 곧바로 네 번째 특검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특검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질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