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22일 "국내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일관성이 낮아 주파수 이용자(이동통신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이 저해되고 있다"며 "해외 주요국의 재할당 정책 사례를 통해 합리적인 대가 산정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철 KTOA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스펙트럼 포럼 세미나에 참여해 '주파수 재할당 정책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KTOA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세종텔레콤, 한국케이블텔레콤 등 유·무선통신 사업자를 회원사로 둔 연합회다.
◇재할당, 신규 할당 대비 경제적 가치 낮아…"재할당 정책 변화해야"
송 실장이 이같이 주장한 건 이통사들이 향후 인공지능(AI), 6G 등 분야에 신규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과 달리 통신 시장이 가입자 포화, 성장 정체 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투자 재원에 대한 확보가 필요한 만큼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 또한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송 실장은 "주파수 신규 할당은 새로운 기술 세대 및 신규 서비스 도입 등을 위해 주파수를 공급하는데 반해, 재할당은 기존 이용자에 대한 연속적 서비스 제공 등을 목적으로 기존 주파수 이용 사업자에 다시 할당한다"며 "재할당은 경쟁적 수요가 존재하지 않고 신규 할당되는 주파수에 비해 경제적 가치가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 수익성이나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에서 펼치고 있는 정책은 할당, 재할당에 대한 차이를 두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파수 이용 면허 연속적 이용 보장하는 해외, 우리나라는?
송 실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주파수 재할당 대가와 전파사용료를 모두 부과한다. 반면 미국,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해외 주요국은 재할당 대가를 부과하지 않거나 전파사용료를 부과한다.
우리 정부가 재할당 시 과거 경매대가를 주된 요소로 반영하는 것과 달리 해외는 과거 경매대가를 고려하지 않거나 고려하더라도 통신 시장 경쟁촉진, 소비자 이익 증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해외 주요국과 국내 간 주파수 재할당 정책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송 실장은 "해외 주요국은 사업자의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기술혁신과 망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주파수 이용 면허의 연속적 이용을 보장한다"며 "우리나라도 과거 경매대가보다는 정확한 시장 가치와 주파수 이용 환경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에 따라 재할당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장 가치가 전혀 다른 과거의 경매대가를 재할당 대가의 기준점으로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매출 정체에 직면한 통신사가 주파수 재할당 대가의 재원을 활용해 통신 인프라 및 미래 성장을 위한 AI, 6G 등 기술혁신에 투자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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