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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만 있는게 아니다"…국산 비만약도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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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로 GLP-1 계열 관심 ↑…대웅제약, 경구용 특허출원
경영권 분쟁 속 한미약품 비만약 파이프라인은 '요지부동'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지난달 출시되며 국내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은 GLP-1 계열 약물 개발에 주력하며 차별화된 기술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4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2.2% 성장해 1422억6000만 달러(한화 약 19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비만 치료제 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48.4% 성장해 480억 달러(약 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은 파이프라인 확대와 신흥 시장 접근성 개선 등의 요인으로 향후 5년간 약 50%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8년 예상 시장 규모는 469억9000만달러(약 64조원)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이처럼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위고비 때문이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GLP-1 계열 비만약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의 다이어트 비법이라고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킴 카다시안이 복용했다는 소식으로 위고비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킴 카다시안이 복용했다는 소식으로 위고비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

GLP-1은 췌장에 있는 베타세포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소화 과정을 지연시킨다. 이러한 기전으로 식욕을 억제해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일주일에 한 번만 복용하면 돼 편의성이 높다.

특히 위고비는 노보노디스크가 이전에 출시한 비만약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보다 효과가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임상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를 68주 동안 투약했을 때 체중이 평균 14.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삭센다는 56주 동안 복용했을 때 체중 감량 효과가 평균 7.5%로, 위고비가 약 2배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인 셈이다.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지난달 위고비가 한국에서도 출시됐고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이처럼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국내에서도 개발 경쟁이 뜨겁다. 대웅제약은 GLP-1과 GIP 수용체를 이중으로 작용하는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GIP는 인슐린 분비를 돕는 동시에 지방 에너지 소비를 촉진해 지방 대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즉 식욕 억제와 지방 연소를 동시에 가능하게 함으로써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했고, 국내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대웅제약은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저분자로 구성된 '경구용 이중 작용제' 개발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환자들의 편의성은 물론 복용 순응도와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저분자 기반 의약품은 고분자 기반 의약품에 비해 생산이 용이하고 비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위장관에서 흡수가 잘 이루어져 경구제로 개발할 수 있으며, 비만의 초기 치료 및 장기 유지 요법에 적합하다.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과 치료 지속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웅제약 사옥 전경.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사옥 전경. [사진=대웅제약 제공]

해외에서 개발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위장관계 이상 반응이 주요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미국의사협회(JAMA)에 따르면 다수의 GLP-1 약물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을 돕지만, 위장관 운동에 영향을 미쳐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드물게는 췌장염, 저혈당증, 갑상선 종양,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시킨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지난달에는 피험자 모집을 마쳤다. 40주간 약물을 투여한 후 환자들의 체중 감소율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다. 회사는 내년 9월 연구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고비와 같이 체중감소. 혈당조절 효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심혈관과 신장 보호 효능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되기도 했다. 연구는 4000여 명의 환자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발생 위험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이을 후속 비만약 개발도 진척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GLP-1과 GIP에 더해 GCG(글루카곤) 수용체까지 삼중으로 작용하는 후보물질 'HM15275'를 개발 중이다. GCG는 포만감을 조절하는 등 지방 조직에 저장된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하는 호르몬이다. 이 물질은 세 가지 수용체의 작용 기전을 결합한 형태로,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체중 감량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하반기 안으로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그룹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미약품 제공]

최근에는 미국 비만학회를 통해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신개념 후보물질 'HM17321'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HM17321의 경우 내년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오너일가 모녀(송영숙·임주현)와 형제(임종윤·종훈) 두 진영으로 나뉘어 분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은 R&D(연구개발) 분야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특히 비만 관련 파이프라인 연구를 가장 활발히 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경영권 분쟁 이슈와는 별개로, 한미약품의 차별화된 전략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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