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이명박 정부 법제처장을 역임한 이석연 동서대 석좌교수가 "대통령 당선자로서 공천에 개입했다면 탄핵사유"라고 주장했다.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당선인 신분으로,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윤석열 대통령을 정조준 한 것이다.
이 전 처장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 당선인은 헌법이 정한 공직성과 정치적 중립 의무가 일반 공직자 보다 훨씬 더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명태균 게이트') 귀착점은 전부 대통령 부부하고 연결돼 있다"며 "지금까지 나온 대통령의 녹음된 목소리 등등만 봐서도 공천 개입 가능성은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인 신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 전 처장은 또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경호가 시작되고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조각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으로 청와대(대통령 집무실)까지 옮겼지 않았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명태균 게이트' 핵심인물인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의 육성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하고 윤 대통령이 재보선 공천에 직접 개입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두 사람이 통화한 당일은 대통령 취임 하루 전인 5월 9일로, 공직자인 대통령이 아닌 당선인 신분이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전 처장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되기 전 특검을 지렛대로 윤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조기대선 하려 한다는 여당 논리를 부정한 것이다.
그는 "(여당 주장은) 논리의 비약이자 모순"이라면서 "이미 지은 죄를 수사해 거기에 상응한(책임을 묻고), 억울한 것은 풀어주자는 데 왜 그게 다음 대선까지 연결되느냐,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 천하가 손해 볼 수 없다'는 중국 고사를 인용, "김 여사에게 어떻게든 면죄부를 주기 위해 국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여당이)김건희 특검법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국민의힘이) 살길이고 대통령도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처장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출신인 헌법전문가다. 사법연수원(17기)을 수료한 뒤 변호사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다. 1998년 군가산점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청구인인 이화여대생들과 장애인 남성들을 대리해 위헌결정을 받아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때 국회 법사위원장을 대리했다. 노 전 대통령이 신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할 때에는 이를 반대하는 야당 측 대리를 맡았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제28대 법제처장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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