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에서 10년 '뒷바라지'…돈 벌고 나니 '이혼 요구'? [결혼과 이혼]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처가의 뒷바라지로 생계를 이어온 남편이 돈을 벌자 이혼을 요구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처가의 지원으로 전문직 합격, 창업을 하게 된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다는 아내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대학생 시절 남편과 처음 만나 아이가 생겨 서둘러 결혼했다. 당시 남편은 전문직 자격증을 준비하는 수험생이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A씨의 부모님이 10년간 뒷바라지했다.

남편은 그동안 전문직 시험에 합격했으나 수습 기간 동안 소득이 없어 처가의 도움을 계속 받았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소득이 높아지고 1년 전에는 개인 사업장도 여는 등 안정된 생활을 갖기 시작한다.

그러나 남편은 그때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장인·장모와 맞지 않다며 10년 만에 분가하고 그 뒤에도 A씨와의 다툼이 계속됐다. 남편은 결국 가출 끝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A씨와 가족들에게 이혼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재산분할금 5억원과 A씨 부모님이 증여한 아파트 지분 절반도 요구한다.

사연을 접한 류현주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장인·장모가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주신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남편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점은 보이지 않는다"며 "오랜 기간 합가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부당한 대우'라고 할 수는 없다. 남편이 장인·장모의 부당한 대우를 이혼사유로 주장하려면 적절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연자분에게 재판상 이혼사유가 전혀 없고, 따라서 이혼 기각도 구하실 수 있다"며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법원이 가정이 회복될 가능성을 전혀 없다고 본다면 이혼 판결이 날 수도 있어 (이혼하고 싶지 않다면) 남편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진지한 노력과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파트의 경우 재산 유지에 대한 남편의 기여가 인정돼 재산분할 대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류 변호사는 다만 "기여도를 산정할 때는 남편이 주장하는 50%는 너무 과다해 보인다"며 "아파트 가액, 친정 부모님이 지원한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의 기여도를 더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