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한화생명이 보장성 보험(사망보험·건강보험) 신계약에서 삼성생명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제판 분리(보험 상품 제조와 판매의 분리)를 하고 조직 규모를 늘린 결과다.
22일 각 보험사의 IR 자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3분기 누적 보장성 보험 신계약 APE는 전년 같은 기간(1조7920억원)보다 28.5% 증가한 2조3030억원이다. APE는 신규 보험 계약의 보험료(월납·분기납·일시납 등)를 1년 단위로 환산한 것이다. 보험사의 영업력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다.
같은 기준으로 삼성생명 신계약 APE(2조3190)보다 120억원 적다. 신계약 APE는 지난 2020년 삼성생명 1조8600억원, 한화생명이 1조1130억원이었다.
제판 분리가 두 회사의 신계약 APE 격차를 좁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1년 4월 제판 분리 후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상품 경쟁력이 낮으면 설계사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판매할 상품이 없으면 설계사가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 판매할 상품 제조는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가 매주 주재하는 노마드 회의에서 결정했다.
상품 경쟁력을 높이면서 한화생명 상품은 많이 팔렸다. 스테디셀러인 시그니처 암 보험도 이때 나왔다. 상품 경쟁력을 높인 덕에 한화생명 상품을 파는 GA들도 증가했다. GA 채널 신계약 APE는 83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5950억원)보다 40.5% 증가했다.
늘어난 설계사 수도 삼성생명과 신계약 APE 격차를 줄였다. 한화생명은 제판 분리 후 3개월 동안 설계사 3000명이 감소했다. 일부는 다른 GA로 이직했고, 판매 실적이 적은 설계사가 자연스럽게 이탈한 결과다. 2만명에 달했던 설계사는 2021년 말 1만7743명까지 줄었다.
그러나 이후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흑자로 전환하고 실적이 좋아지면서, 설계사들이 다시 유입됐다. 피플라이프(4000여명) 등 GA를 인수해 판매 실적이 좋은 설계사도 확보했다. 올해 3분기 설계사는 3만127명(한화생명금융서비스·피플라이프·한화라이프랩)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제판 분리로 상품 경쟁력이 올라갔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면서 실적과 조직 규모가 동시에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