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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재단 처분 철회해야"…HL홀딩스 흔드는 VIP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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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운용, 자사주 처분 우려 서신 발송…"자사주 무상출연 철회돼야"

[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자기주식을 공익법인에 무상 출연하기로 한 HL홀딩스에 대해 행동주의 펀드가 철회를 요청하고 나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L홀딩스의 2대 주주인 VIP자산운용은 HL홀딩스의 자사주 재단 무상출연 발표 직후 우려를 담은 서신을 발송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자사주 출연 공시를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며 "2대 주주로서 우려하는 바를 담아 HL홀딩스에 서신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주주로서 (재단의) 의결권 행사 여부에 관계없이 자사주 무상출연은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L홀딩스 서울 본사. [사진=HL홀딩스]
HL홀딩스 서울 본사. [사진=HL홀딩스]

앞서 HL홀딩스는 공익재단에 출연하는 지분의 의결권을 최소 5년간 행사하지 않기로 밝혔다. 이 기간은 재단 설립 후 이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정해 정관에 넣을 예정이다. 일각에서 이번 증여를 정몽원 회장의 경영권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걸 염두에 두고 해명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번 출연으로 주주가 입을 피해는 명백한데, 회사가 얻을 이익은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다"며 "5년을 운운하는 것을 보면 HL홀딩스가 재단의 실질적인 의결권 행사 주체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러 사항을 봤을 때 HL홀딩스가 충분한 검토를 거쳤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HL홀딩스는 향후 재단의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 이는 향후 재단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다. HL홀딩스 관계자는 "의결권 미행사 기간은 재단이 설립된 후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라 지금 HL홀딩스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최소 5년이라고 한 건 재단이 설립되기 전인 현재 대외적으로 약속할 수 있는 기간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HL홀딩스 주주들도 반발하고 있다. 한 소수 주주는 온라인 토론방에서 "소액 주주 지분을 대낮의 날강도처럼 뺏어갔다"며 "당장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분개했다. 다른 투자자는 "예전에 삼호개발도 재단에 증여하기로 했다 취소했다"고 했다.

HL홀딩스가 무상 출연하기로 한 163억원가량은 기부금으로 손상 처리된다. 향후 매년 최소 9억4000만원을 재단에 배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HL홀딩스는 올해 3분기 231억41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191억9330억원에서 손실 폭이 20.5% 커졌다. 3분기 누적 순익도 565억635만원에서 299억4629만원으로 반 토막 났다.

자사주의 소유권이 재단으로 넘어가면 4.76%가량의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정 회장 측 의결권 지분율 27.32%은 지분율 5% 이상 주주인 VIP자산운용과 베어링자산운용의 합산 17.0%와 10%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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