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마약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사망케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 운전자가 징역 10년을 확정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운전자 신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하고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고 직전 서울 강남구 한 성형외과에서 피부 미용 시술을 빙자해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마약류를 투약한 사실도 드러났다. 아울러 행인들이 피해 여성을 꺼내려 할 때도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다가 몇 분 뒤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피해 여성은 뇌사 상태에 빠지는 등 전치 24주의 중상을 입었으며 수술 등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발생 115일 만에 숨졌다.
앞서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고 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했으며 체포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가 석 달 이상 의식불명으로 버티다 사망했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죄책이 무거워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신 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검찰 측은 2심에서도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신 씨 혐의 중 도주치사·사고 후 미조치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대폭 감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먼저 "피고인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약물 투약 후 운전했고, 사고 당일 정상적인 보행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약기운에 취한 상태였다. 운전 시작 몇 초 만에 사고를 낼 정도였다"라고 지적했다.
또 "사고 직후 피해자 구조보다는 휴대전화만 찾으려 했고, 의사에게 허위 진술을 부탁하고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부탁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매우 불량하다"며 "유족과 합의했으나 유족 의사를 피해자 의사와 동일시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현장을 벗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돌아와 운전자임을 인정했고, 피고인 이탈로 인해 구호 조치가 지연되거나 사고 운전자 확정을 확정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지는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고의로 현장을 이탈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그에게 징역 10년을 선고, 형량을 대폭 감형했다.
신 씨와 검찰은 모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고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이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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