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18일 경기 용인 삼성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뉴 리서치 & 디벨롭-K'(NDR-K) 설비 반입식에서 이 같이 말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10만9000㎡(3만3000여 평) 규모의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다. 회사가 오는 2030년까지 계획한 투자 규모만 20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NRD-K를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로 키울 계획이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고해상도 극자외선(EUV) 노광설비, 신물질 증착 설비도 도입할 방침이다.
전 부회장은 "NRD-K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NRD-K가 자리한 기흥캠퍼스는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도쿄선언'이 나오기 전인 1982년 연말 직접 고른 땅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사(史) 관련 서적을 집필해 온 유귀훈 씨의 책 '호암의 마지막 꿈'을 살펴보면, 호암은 1982년 12월초 박태원 동방생명 고문으로부터 삼성전자 수원공장과 신갈저수지 사이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에 적당한 땅이 있다는 추천을 듣고 헬기를 타고 기흥 부지를 둘러봤다고 한다.
호암은 이건희 당시 부회장, 이임성 박사와 함께 헬기로 기흥 부지를 둘러본 후 다시 차를 타고 그곳을 찾았다. 잡목이 우거진 가파른 땅이었던 기흥 부지를 둘러본 후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서서 "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호암이 생각했던 서울에서 1시간 거리, 공기가 깨끗하고 물이 풍부한 곳이라 반도체 공장 입지 조건에 맞았다는 의미다.
전 부회장이 기흥캠퍼스에서 삼성전자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1992년 세계 최초의 64M D램 개발, 1992년 세계 D램 시장 1위, 1993년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 등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초석을 다진 곳이기 때문이다.
전 부회장은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근원전 기술 경쟁력 제고 △일하는 문화 재정립 △소통의 문제 해결 등이 담긴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연구개발 분야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8조8700억원을 투자했다. 첨단 패키징 설비를 확대하는 등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