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가 애리조나 공장 등 미국에 진출한 뒤 현지인들과 문화적 갈등을 겪고 있으며, 미국인 직원들을 차별했다는 혐의로 피소까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TSMC 전·현직 직원 12명은 미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TSMC의 반미(反美) 차별 혐의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TSMC 인재 영입 임원 출신인 데버러 하윙턴 씨가 지난 8월 TSMC와 애리조나 공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전·현직 직원 12명이 원고로 합류한 것이다.
원고 측은 "동아시아계 인종이 아니거나 대만이나 중국 국적이 아닌 개인에 대한 고용 차별이 고의적 패턴을 갖고 있고, 회사 내에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다"며 "채용, 인력 배치, 승진, 유지와 해고 결정에 차별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TSMC가 미국 공장에서 중국어를 주로 쓰고, 미국인 직원들을 소외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부 회의가 중국어로 진행돼 영어가 모국어인 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원고 측 변호사인 다니엘 코천은 "TSMC는 미국 정부로부터 연방 보조금 60억 달러(약 8조4000억 원)를 받기로 했고 미국 내에서 경쟁하기로 한 이상, 연방 차별금지법을 준수하고 모든 인종, 국적, 시민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건 필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TSMC 대변인은 "TSMC는 다양한 인력의 가치를 굳게 믿고 있으며 성별·종교·인종·국적 또는 정치적 입장과 관계없이 직원을 고용하고 승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 단계부터 미국인 직원들과 문화갈등을 겪어왔다.
미국 취업사이트 글래스도어를 살펴보면, TSMC의 별점은 3.1에 불과하다.
미국 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이었던 2021년 초까지만해도 4점대를 유지했지만, 애리조나 공장 채용 인력이 늘자 점수가 곤두박질 쳤다.
TSMC 애리조나 공장 직원들은 회사에 대해 "급여 외에 그 어떤 장점도 없다", "끔찍한 관리", "형편없는 교육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한 TSMC 직원은 “대만의 직장 문화는 미국과 다르다”며 “최소 근무시간이 10시간이지만 현실적으로 12시간까지 일한다”고 적었다.
또 “TSMC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다. 회사가 제공한 주택은 손님 방문에 통금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리스창 TSMC 창업주는 이날 국립대만대학 개교 96주년 기념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애리조나 공장 준공식은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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