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한미사이언스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채무 불이행에 따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미사이언스는 15일 공시를 통해 임 대표가 전날 주식 105만주를 매각해 기존 지분 9.27%에서 7.85%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실제 지분율은 변동됐으나, 오는 28일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임 대표가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기존과 같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주총과 관련한 주주명부 폐쇄 날짜가 지난달 22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식 매각은 송 회장이 임 대표에게 갚을 돈을 변제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룹 오너일가는 올해 5월 공동으로 국세청에 상속세 납기 기한 연장을 신청하며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임 대표의 주식 매각은 납부 기한 신청 당시 밝혔던 '외부투자유치 불발 시 상속세 납부 계획'에 따른 것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송 회장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임 대표가 자녀들의 주식까지 담보로 잡아가며 마련한 296억원을 빌려갔다"며 "송 회장은 상환을 계속 미뤘고, 최근에는 3인 연합을 결성하면서까지 신동국 회장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해 대량의 자금이 생겼음에도 임 대표의 변제 요청을 외면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주주들을 향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량을 시간외 블록딜로 매각했다"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주주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선대 회장이 2020년 8월 별세하면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2308만여 주가 오너일가에게 상속됐다. 당시 지분가치를 기준으로 5400억원 상당 상속세가 부과됐고, 오너일가는 이를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상속세 납부 기한 연장 신청을 통해 올해 4차 납부 분의 기한이 이달 15일까지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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