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오프로드 차량의 상징 'G-바겐'이 최초의 순수 전기차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이하 G580 EQ)로 재탄생했다. 강력하면서도 역동적인 'G-클래스' 모델의 오프로드(비포장도로) 주행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며 전동화 기술만이 가질 수 있는 특장점을 물씬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 인근에 조성된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G580 EQ' 모델의 오프로드 시승을 진행했다.
지난 10월 문을 연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총 2만6000제곱미터(㎡) 이상 부지에 조성된 국내 유일 자연 지연 활용 상설 오프로드 주행코스다. 숲, 나무, 경사면 등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보존한 형태로 디자인됐다.
'G-바겐'은 독일어 '비포장도로를 다니는 차'라는 뜻의 '겔렌데바겐(Geländewagen)'을 뜻한다. 이름 자체가 오프로드를 위해 태어난 차량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전동화 기술을 입혀 최초의 전기차 'G580 EQ'를 내놓은 것이다.
'G580 EQ'는 이름처럼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보여준다. 약 30도의 오르막을 오르면서 가속페달을 한 번도 밟지 않은 채 언덕을 올랐다. 'G-크롤'이라고 불리는 3단 지능형 오프로드 코롤 기능' 덕분이다. 차량 모드가 'D-'(시속 2~3km), 'D'(시속 4~5km), 'D+'(시속 6~8km) 세 가지 변속 모드로 차량이 알아서 지형에 맞는 최적의 추진력을 유지해 준다.
같은 코스를 내연기관 모델 'G 450D' 모델로 주행할 때는 오르막에 진입하면서 가속페달을 일정 속도로 꾹 밟아 유지해야 했다. 중간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가 뒤로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G580 EQ'는 4개의 바퀴에 개별 제어 전기모터가 달려있고, 지능형 토크 벡터링 기능이 있어 각 바퀴의 회전수를 맞추기 위해 '디퍼렌셜 록'을 조작할 필요도 없다.
'G580 EQ'는 옆으로 최대 35도까지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주행 가능하다. 상단부가 잘린 원뿔 형태의 장애물 코스에 측면 바퀴를 올려 선회했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수평계는 현재 29도까지 차량이 기울어져 있음을 보여줬다. 차가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져 마치 땅에 닿거나 전복될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도 견고한 차체와 서스펜션이 차량을 지지했다. 또 각 바퀴는 접지력 변화에 따라 토크를 배분하며 안정적인 선회가 가능했다.
약 80cm에 달하는 물웅덩이도 거뜬히 건넜다. 수로에 서서히 진입하면서 타이어가 모두 잠겼고, 바닥에서는 찰랑이는 물결도 느껴졌다.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면 바로 닿을 수 있을 정도까지 깊이로 차량이 진입했지만, 'G580 EQ'는 거침없이 주행했다.
차량 하부에 118kWh 용량의 고전압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배터리 특성상 외부 충격에 민감하고, 특히 물이 유입될 경우 치명적인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G580 EQ'는 차량 하부에 탄소 복합 패널을 탑재해 오프로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한다. 이 탄소 복합 패널은 G-클래스 차량 3대를 쌓은 수준인 10톤 정도의 충격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프로드 기능 중 백미는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에서만 구형 가능한 'G-턴(turn)' 기능이다. 차량이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할 수 있는 것으로, 4개 바퀴마다 달린 독립적인 모터가 좌우 바퀴를 각각 이동시켜 차량을 회전시킨다. 오른쪽 바퀴는 전진, 왼쪽 바퀴는 후진하는 식으로 각각 구동해서 아주 좁은 구간에서도 차량을 선회할 수 있다. 그 연장선에서 'G-스티어링(방향 조정)'을 통해 회전반경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원래 비포장 노면에서 쓰이는 기능이지만, 이날은 물을 뿌려 마찰력을 줄인 아스팔트 노면에서 기능을 시연했다. 로우 레인지 모드를 활성화하고, 'G-턴' 버튼을 누르면 기능이 활성화한다. 그리고 스티어링휠 뒤쪽의 패들 시프트를 누른 채 가속 페달을 밟으면 선회를 시작한다. G-턴 중 패들 시프트를 놓거나 스티어링휠을 틀면 동작은 자동으로 멈춘다. 최대 2바퀴까지 회전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통해 오프로드 주행 중 막다른 길을 만났을 때 좁은 회전 반경에서도 차량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플로리안 호프벡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고전압 배터리 개발 및 충전 시스템 총괄 매니저는 "G-클래스 전동화 차량을 개발하면서 목표로 뒀던 것은 '타협 없는 오프로드 성능'이었다"며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이런 목표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초과 달성했고, 전기 구동에서도 기존 G-클래스의 역동적인 주행 특성을 유지하고 더욱 강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해 'G580 EQ' 한정판 모델인 '에디션 원'을 국내에 먼저 선보이고, 일반 모델은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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