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송영숙 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구성된 '3인 연합'과 이들이 고용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를 형사 고발했다. 오는 28일 예정된 지주사 임시주총을 앞두고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1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3인 연합과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고발 배경에 대해 "3인 연합이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업체와 공모해 회사 로고를 도용함은 물론 거짓된 정보로 주주들에게 잘못된 판단을 종용하는 사례들이 확인돼 부득이하게도 형사고발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제보 내용에는 국민연금이 3인 연합으로 돌아섰다는 등 거짓 정보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주주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창업주 장남 임종윤 이사의 인사로 분류되는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는 송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한미약품 이사회 승인 없이 그룹 산하 가현문화재단에 기부금을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가현문화재단은 지주사 지분 4.09%를 보유하고 있다. 한 대표는 한미약품의 이러한 기부행위가 가현문화재단이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형제(임종윤·종훈) 측이 아닌 모녀(송영숙·임주현) 측에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은 임종윤 이사가 지주사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때에도 재단에 100억원 상당을 기부했다고 선 그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은 현재 경영권을 두고 오너일가 모녀와 형제 양측으로 나뉘어 분쟁 중이다. 현재 그룹 지주사는 차남 임종훈 대표 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지주사 정기주총에서 신동국 회장이 형제 측에 손을 들어주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신 회장은 그룹 창업주 고 임성기 선대 회장의 고향 후배로, 현재는 모녀 측으로 입장을 바꾼 상태다. 그는 형제가 고수하는 현 경영체제와 달리, 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적합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소액주주연대와의 간담회에서 모녀 측으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3월 주총 때)언론에서 내가 형제 편에 있다고 얘기했는데, 당시 타 회사(OCI그룹)와의 합병은 잘못됐다고 생각해 개입했던 것"이라며 "이후 (형제 측이 주장하는 투자 유치와 관련해) 설명을 들어보니 구조가 외국 회사로 넘어가는 구조였다. 심지어 내 주식을 형제 주식과 섞어서 매각하는 것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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