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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선고' 대비 여론전 총력…"생중계 두렵나" vs "사법부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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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신경전 고조…'재판 생중계' 두고 설전
"생중계 거부하는 자가 유죄"…與, '유죄 여론' 공세
민주, '법원 압박' 반발 …'유죄 불안감 표출' 분석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공판(공직선거법 위반)을 앞두고 정치권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유·무죄를 판단할 수 없지만, 선고 결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여론전에 총력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여야의 공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유·무죄 판단에 대해선 여야 모두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여당 일부에선 의원직 상실형(벌금 100만원 이상)에 이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여야는 향후 결과를 대비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판 생중계' 여부다. 현행 법원조직법과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재판장의 허가가 있다면 판결 선고 시에 중계방송이 가능하다. 피고인인 이 대표 동의가 없더라도 '공공의 이익'이 인정되면 재판장이 생중계를 허용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재판 생중계를 거부하는 자가 유죄"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부에선 '망신주기' 이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유·무죄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100만원 미만'이 선고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이 대표 1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생중계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여당 입장에선 '유죄'를 확신하는 만큼, 생중계를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위 여론전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공복이지 개인의 심복이 아닌 만큼, 지금이라도 공당 지위를 자각하길 바란다"며 "당대표 비리가 궁금하다면 국민과 함께 생중계로 지켜보라"고 압박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나는 무죄다. 검찰의 조작 수사와 정치 기소에 대해 사법부가 엄중하게 심판하는 장면을 전 국민에게 생중계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는 것이 민주당의 사법 방해와 사법부 겁박 논란을 종식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 '공공의 이익'과 전직 대통령 재판 생중계 사례를 들어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 대표가 생중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배경에 "유죄라고 생각하면 '판사 겁박 무력시위'를 하는 것이고, 무죄라고 생각하면 '재판 생중계 무력시위'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민주당은 그런데도 생중계를 거부하며 판사 협박에 올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생중계'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4.11.11. [사진=뉴시스]
진종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생중계'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4.11.11. [사진=뉴시스]

하지만 '무죄'를 확신하는 민주당은 "사법부 압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김정중 서울중앙지방법원장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당의 생중계 요구에 "모두 재판의 핵심 영역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민주당은 김 법원장의 논리를 내세워 '재판 관여'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불안감 표출'이라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중계 요구는 제1야당 대표를 낙인찍고 재판부까지 심리적으로 압박을 가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정성호 의원도 12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런 걸 갖고, 그것도 1심을 공개한다고 하면 모든 사건을 다 공개하는 것 아니겠나"며 "오히려 그런(생중계) 요구가 법원을 압박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 당 관계자도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사법부 협박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여당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결과를 원해서 '생중계'를 요구하는 것은 의도가 의심되는 만큼, 반대 입장이다"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일관된 반대 입장이 결국 "유죄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죄를 확신하고 있지만, 오히려 한발 물러선 행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이틀째 이 대표 '1심 선고 생중계 요구' 피켓 시위를 하는 진종오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의 속내는 국민 앞에서 이 대표 죄상과 증거 관계가 생생히 공개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라며 "사법부도 종전 전례(전직 대통령 생중계)와 균형을 맞춰 생중계를 허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한 관계자도 "민주당이 (판결에) 불안하니 반대하고 있다고 본다"며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판결이 나와도 불복하겠다는 생각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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