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상태로 111㎞ 과속…고3 치어 숨지게 한 남성, 항소심서 '감형'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하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11일 창원지법 3-1부(오택원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월 1일 오전 5시 28분께 경남 통영시 시속 50㎞ 제한구간에서 시속 111㎞로 SUV 차량을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고3 B군을 들이받아 숨지게 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초과한 0.104%로 확인됐다.

사고 직후 A씨는 차량 블랙박스와 휴대전화를 인근 화단에 버리고 도주했으나, 같은 날 오전 6시쯤 경찰에 자수해 긴급체포됐다.

B군은 사고 충격으로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그는 새해를 맞아 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귀가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에서 A씨 측은 '자수'를 통한 형량 감면을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보험료 4억 1000만원과 합의금 2억원이 유족에 지급됐으나, 이 사건 범행으로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생이 사망한 결과의 참담함은 형용하기 어렵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감형된 판결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지구대를 스스로 찾아가 음주측정에 응한 점, 유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피해자가 당시 무단횡단을 했던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