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갚는다고 '압수 현금' 손 댄 경찰관 구속기소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카드 빚 갚느라 자신이 수사해 보관하고 있던 보이스피싱 피해 현금 3억원을 횡령한 현직 경찰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김은하)는 11일 용산경찰서 강력팀 소속 경사 A씨를 업무상 횡령과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공전자기록등 위작 및 동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경사는 자신이 담당했던 보이스피싱 사건 4건의 압수물인 현금 약 3억 원을 2년에 걸쳐 빼돌린 다음 이를 자신의 카드빚과 대출금 갚는데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압수물을 계속 보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공문서와 전산자료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공전자기록등 위작 및 동행사)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담당한 사건의 기록을 검토하고 계좌 분석과 압수물 담당자에 대한 추가 조사 등 보완수사를 거쳐 피고인이 빼돌린 현금 대부분을 카드 대금·대출금 변제 등을 위해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경찰관의 본분을 망각한 채 본건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직 경찰관의 압수물 횡령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하던 B경사가 압수한 현금 수억원을 빼돌렸다가 덜미를 잡혔고, 앞서 지난 5월에는 전남 완도경찰서 C경위가 불법도박장에서 압수한 현금 중 3400만원에 손을 댔다가 파면됐다.

경찰청이 지난달 18~25일 전국 경찰관서 압수물 관리실태를 긴급 점검한 결과 7일이 넘도록 압수물을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등록하지 않은 사례가 3만 2300여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미등록 건 8만 3850건 중 38.5%에 달하는 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