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비은행 중심으로 부동산업 관련 기업 대출이 큰 폭 증가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업 대출은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310조원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업 기업 대출 비율도 13.1%에서 24.1%로 급상승했다.
부동산업 대출을 이끈 건 비은행권이었다. 지난해 말 비은행권의 개발업 비중은 73.3%, 임대업 비중은 42.7%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이들 업종의 업황 부진으로 금융기관 대출태도가 강화되면서 증가 폭이 많이 축소됐다. 그러나 부동산업으로의 대출 집중은 효율적 자원배분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 이자를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도 부동산이 43.8%에 달할 정도다.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이 폭증하면서 기업 빚도 크게 불어났다. 6월 말 기업 신용 잔액은 279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율로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4년간 9.3%로 확대됐다. 이전 10년간 분기 평균인 4.8%의 두 배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기업 대출 증가율은 10.8%로 코로나19 이전 10년간 평균인 5.3%를 크게 웃돌았다.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도 증가 속도가 빨랐다. 국제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기업부채 비율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112.3%로 글로벌 평균(90.6%)보다 높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우리나라 기업부채 비율은 16.8%포인트(p) 급등했는데 같은 기간 글로벌 평균 증가율(1.0%)보다 가파르다.
사업별로도 코로나19 종료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많이 증가했다. 실제 지난 2019년 말에서 지난해 말까지 부동산업의 기업 대출 레버리지 비율은 197%에서 308.6%로 증가했다. 가계대출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업이 기업 대출 확대를 주도한 셈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상기업으로 복귀가 어려운 한계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과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취약부문의 지속적인 구조개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부실 가능성이 높은 새마을금고 등 일부 부실 비은행 금융기관들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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