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배틀그라운드' IP에 힘입어 크래프톤이 올해 3분기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크래프톤은 그간 추진해온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인조이' 출시를 공식화하는 등 AI 기술 기업의 면모를 과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3분기 실적발표도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음성을 학습한 TTS(Text to Speech) 기술로 진행돼 이목을 끌었다.
7일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2024년 3분기 매출 7193억원, 영업이익 32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7%, 영업이익은 71.4%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2조922억원으로,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9670억원으로 최대치를 경신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가 매출과 트래픽 등 모든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꾸준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이 구현 단계에 접어들어 인조이를 비롯한 여러 서비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선보일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라이브 서비스와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배틀그라운드 IP의 성장을 가속화하며 전 세계 이용자에게 꾸준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맵 업데이트, 신규 모드 도입,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글로벌 트래픽과 수익성이 더욱 향상됐다.
PC-콘솔 부문에서는 7월 람보르기니 콜라보레이션이 단일 상품으로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9월 태이고 맵 업데이트와 신규 모드 '악몽에 굶주린 자들'의 추가로 동시접속자 89만명을 달성하며 무료화 이후 최고 트래픽을 경신했다. 모바일 부문은 신규 테마 모드와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 운영을 통해 매출 성과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배동근 CFO는 "배틀그라운드의 트래픽을 유지하고 심지어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1년의 서비스 계획들을 세워놓고 있는데, 예정된 콘텐츠를 봤을 때 내년에도 여러 모드나 맵 업데이트, 콜라보 등에 힘입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가 점차 본격화, 고도화되면서 프로덕트별 시너지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Scale-up the Creative)' 전략을 통해 플랫폼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창의적인 게임 IP를 발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해당 전략 아래 인조이, 다크앤다커 모바일, 서브노티카2, 프로젝트 아크, 딩컴 투게더 등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인조이와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8월 게임스컴에서 높은 관심을 받으며 서구권 이용자들의 관심을 확인했으며, 서브노티카2는 협동 멀티플레이를 추가해 더욱 새로워진 게임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젝트 아크와 딩컴 투게더는 지스타 2024에서 처음 공개된다. 인조이는 2025년 3월 28일 출시를 공식화했다.
회사 측은 신규 IP 발굴을 위해 3분기 개발사 지분 투자, 세컨드파티 퍼블리싱 확보, 라이선스 계약 등 총 5건의 투자도 실시했다. 2024년 출시 이후 글로벌 인기를 얻은 '팰월드(Palworld)' IP의 모바일 라이선스를 확보했으며 PUBG 스튜디오에서 이를 기반으로 한 '팰월드 모바일'을 개발 중이다. 또한 '마리오+래비드(Mario Puls Rabbids)' 시리즈 등 다양한 게임 제작 경험을 지닌 개발자들이 소속된 데이포나이트(Day4Night)와 협력해 새로운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인도 시장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이하 BGMI)'의 성공적인 신규 이용자 확장과 현지화 콘텐츠로 트래픽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BGMI는 힌두어 외에 추가 언어 확장과 대규모 e스포츠 대회 개최로 인도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지 내 트래픽을 계속해서 확대 중이다.
크래프톤은 현지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인도 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으며, 데브시스터즈와 협력해 '쿠키런' 인도 현지화 버전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배 CFO는 "인도에 특화된 '쿠키런'은 11월 중순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해 연내 출시가 목표"라며 "쿠키런은 게임 난이도가 높지 않고 직관적이며 저사양 디바이스에서 원활하게 플레이 가능하기 때문에 긍정적 반응을 기대한다. 쿠키런을 통해 배틀로얄과는 다른 장르에 대한 이용자 경험을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실적발표에서는 크래프톤이 그간 공들여 연구한 AI 실적도 함께 소개됐다. 크래프톤은 AI의 잠재력을 일찍이 인식하고 다방면에 걸친 프로젝트로 연구를 이어왔다. 2022년에는 딥러닝본부를 설립해 자연어 처리(NLP), 비전&애니메이션, 음성 인식(STT·TTS), 강화 학습(RL) 등 다양한 AI 핵심 기술을 확보했으며, 그 결과 뉴립스(NeurIPS), ACL, COLT 등 세계적인 AI 학회에 다수의 논문을 등재하는 성과를 이뤘다.
올해는 그동안 쌓아온 AI 기술을 실제 게임에 적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인조이에 게임업계 최초로 3D 프린터 기술을 도입해 전 세계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한 소형 언어 모델(SLM) 기반 챗봇 기능과 모션 생성 기술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게임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CPC(Co-Playable Character)'를 개발해 게임 경험의 혁신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CPC는 기존 NPC와 달리 이용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캐릭터로, 사람처럼 상황을 파악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특징이 있다. 크래프톤은 CPC 기술을 배틀그라운드와 인조이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장은 소규모언어모델(SLM)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로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달리 SLM은 게이머 클라이언트에서 구동 가능해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며 "네트워크를 통하지 않고 클라이언트에서 직접 AI가 가동하기 때문에 빠른 응답을 보장하며 오프라인 게임에서도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동근 CFO는 "게임업계에서 '인조이' 등 AI 관련 기술을 유스케이스로 담아 출시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는 크래프톤이 유일하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단기 실적에 급급해 장기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고 계단식 성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오늘 실적발표는 사실 제가 한 게 아니라 크래프톤의 TTS가 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사람이 아닌 배동근 CFO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크래프톤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는 의미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