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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제 부덕의 소치" 사과…野 "끝장 회견서 끝장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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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담화·기자회견…"제 주변 일로 염려 사과"
명태균 녹취 '공천개입' 의혹…"부적절한 일 없어"
"김건희 특검법, 반 헌법적…대외활동은 중단"
"쇄신하겠다 인재풀 검증"…'김 여사 라인'은 일축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7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7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렸다"며 머리 숙여 사과했다. 2022년 5월 10일 공식 취임 후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이하기 사흘 전 열린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서다.

윤 대통령은 동시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로 제기된 '공천개입' 의혹을 두고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이 세 번째로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반 헌법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주제와 분야를 가리지 않는 끝장 회견을 예고했었다. 담화와 회견이 끝난 뒤 여당은 "진솔한 태도로 설명한 자리였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야당은 '끝장 변명'이라고 혹평했다.

◇무엇에 대한 사과인가…"우리 부부 처신에 문제"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며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를 표명하면서 자리에서 잠시 일어나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 공개를 계기로 제기된 '공천개입' 의혹을 부인하고,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타깃으로 한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에 대한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회견 말미 '이날 사과가 어떤 것에 대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는 기자 질문에 윤 대통령은 "사과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지금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 명태균 씨와 관련한 내용 등 일부는 사실과 달라 인정할 수도 없고 모략이라 그것은 사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 내용이 사실과 다르지만 제가 대통령으로서 기자회견을 하는 마당에 그 팩트를 갖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그게 다 맞는다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실 잘못 알려진 것도 많은데 대통령이 맞다 아니다 다퉈야 하겠는가"라며 사과의 대상을 건건이 특정하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다만 대통령과 영부인으로서의 처신에 대해선 오해를 불러일으킨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불필요한 이야기, 안 해도 될 이야기를 해서 생긴 일"이라며 "사과를 한 건 저와 제 아내의 처신에 모든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조심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4.11.7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4.11.7 [사진=연합뉴스]

◇"'명태균 의혹' 감출 것 없어"…소통 방식은 '후회'

명 씨와의 통화 녹취로 제기된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선 명 씨와의 관계에 대해 "대선에 당선된 이후에 연락이 왔다"며 "제가 전화번호를 지웠는데 텔레그램에는 이름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텔레(그램) 폰으로 온 것인지, 아니면 전화로 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축하 전화를 받고 어쨌든 명태균 씨도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자기도 움직였기 때문에 하여튼 수고했다는 얘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제가 비서실에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 씨와 통화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거짓 해명'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대통령실 대변인 입장에서는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고 얘기하기는 그러니까 사실상 연락을 안 했다는 그런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명 씨가 자신을 위해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는 명태균 씨한테 무슨 여론조사 해달라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여론조사가 늘 잘 나왔기 때문에 조작할 이유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또 (여론조사 결과가) 잘 안 나오더라도 조작한다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그런 짓을 해 본 적이 없다"며 "정부에 들어와서도 기본적으로 대통령실에서 여론조사를 할 때 국민 세금을 가지고 대통령 지지율 조사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여사의 각종 사적 연락 등에 대해선 "여론을 듣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휴대폰 번호를) 저도 안 바꾸다보니, 아내에게도 미리미리 전직 대통령 때의 프로토콜대로 싹 바꿨으면 되는데, 저 자신부터 못 했기 때문에 문제들의 근본 원인은 저에게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7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열린 오찬에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부부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4.10.7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7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열린 오찬에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부부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4.10.7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특검법'은 삼권분립 위반…'아내 사랑' 차원 문제 아니야"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역공을 폈다.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특검을 국회가 결정해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며 "이는 명백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된다"고 했다. 이어 "이미 2년 넘도록 수백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김건희 (여사를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지만 기소를 못 하지 않았느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무리 사랑하는 아내지만 제 아내가 과오를 저지르고 불법을 저질렀을 경우, 만일 제 신분이 변호사라면 아내를 디펜스(방어) 해줘야 하겠으나 검찰총장이나 대통령으로 있다면 그렇게 할 수는 없다"며 "이것(특검법 반대)은 아내에 대한 사랑과 변호 차원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대외 활동과 관련해서는 "외교 관례상 반드시 해야 된다고 판단한 일을 제외하고 사실상 중단했다"며 "대외 활동은 국민들이 좋아하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된다"고 밝혔다.

◇"나를 타깃으로 아내 '악마화'"

국정 쇄신을 위한 내각과 대통령실 인적 개편도 예고했으나, 이른바 '김건희 라인'의 존재는 부정했다.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맞는 시점에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벌써부터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도 이날 실장 인사를 냈다고 밝히고 곧 가동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라인'을 언급하며 인적 쇄신을 요구한 데 대해선 "'김건희 라인'이라는 말은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린다. 대통령 아내로서의 조언을 마치 국정 농단화 시키는 건 우리 정치 문화상이나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예를 들어 대통령이 참모를 야단치면 (부인이) '당신이 부드럽게 하라'고 하는 것을 국정 관여라고는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치르고, 국정을 원만하게 하길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 정의를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검찰총장 할 때부터, 일단 저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지만 저희 집사람에 대해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그야말로 저를 타깃으로 해서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맨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맨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대통령실]

한 대표와의 당정 갈등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국민을 위해 가장 유능한 정부, 가장 유능하고 발 빠른 당이 되기 위해 일을 열심히 같이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나. (당정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대통령실, 당이 계속 머리를 맞대고 일을 하면 자주 만나야 한다"면서 "그런 문제는 선공후사로, 우리의 존재 이유인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을 통해 풀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與 "진솔하고 소탈" vs 野 "거짓과 변명 일관"

국민의힘은 "대통령으로서 여러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며 호평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데 대해 모든 게 본인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겸허히 사과하셨다"며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 쇄신 의지와 당정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러 가지 논란과 의혹에 대해 적절하면서도 진솔한 태도로 설명을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대통령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계기로 우리 국회도 정쟁을 중단하고, 시급한 민생을 보살피고 외교·안보 현안을 챙기는 본연의 일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끝장 변명', '말짱 도루묵 토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명 씨와 윤 대통령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대통령 공천 뒷거래' 의혹을 집중 제기했던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철저하게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한 담화"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명태균과의 통화 육성이 만천하에 공개됐는데도 공천 개입과 공천 거래 사실을 뻔뻔하게 부인하고 국정 농단 의혹에 대해서도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 특검법이 반 헌법적이란 언급에 대해서도 "황당무계한 주장"이라고 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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