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오는 7일 대국민 담화문 발표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정도의 '쇄신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우려가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들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이 담화 일정 등을 두고 한 대표가 아닌 추경호 원내대표와 논의한 후 전격 결정함으로써 대통령실의 '한동훈 패싱' 기조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추 원내대표는 5일 "당에서 이런저런 말이 있어서 어제(4일) 대통령실에 다녀왔다. 당초 11월 말경으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것보다 이른 시점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가급적 순방 전에 윤 대통령이 (담화) 기회를 가지면, 여러 상황에 관해서 국정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참모진도 같은 건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알지 못했음은 물론, 전날 심야에 대통령실이 담화 일정을 결정한 것도 언론 속보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고 한다.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이 엄중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중차대한 의사결정 라인에서 대통령실이 한 대표를 제외한 것이다.
대통령실 역시 이날 "당과 소통하고 있고, 그 중심에 추 원내대표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한 대표가 제안한 수준의 쇄신이나 변화를 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4일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 개각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 즉시 중단 △특별감찰관 즉각 도입 △명태균 게이트 관련 국민 해명 등을 제안했다.
친한계와 한 대표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친한계로 꼽히는 한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담화를 앞두고 (나온 대통령실의 발언은) '우리가 추 원내대표랑 소통을 했기 때문에 담화를 하는 것'이라는 얘기 밖에 안 된다"며 "담화 결과는 봐야겠지만,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만 쌓이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평생당원 초청 간담회를 마치고 만난 기자들이 이 같은 분석을 전하자 "(대통령실 결정이) 그런 취지는 아닐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만약 (대통령실이) 당대표가 아니라 원내대표가 (당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거라면 착각이고 잘못된 말"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번 대국민 담화에서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데에는 친한계 뿐만 아니라 친윤계 의원들 생각도 다르지 않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여러 목소리를 경청해서 7일 전까지 대통령이 충분히 숙고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철규 의원 역시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눈이 올 때 빗자루를 드시는 스타일이 아니라, 결단이 내려지면 거침없이 처리하시는 스타일"이라면서 "국민들이 납득하시고 또 국민들께서 충분히 이해하실 만한 조치가 있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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