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가 불법 야생동물 밀매를 단속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탄자니아 비영리 단체 APOPO는 아프리카 거대 쥐들이 뛰어난 후각으로 코끼리 상아, 코뿔소 뿔, 천산갑 비늘, 아프리카 경목 등 불법 야생동물 밀매를 잡아낸 성과를 발표했다.
APOPO는 지난해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항구에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들을 투입해 실증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 쥐들이 다양한 향으로 교란된 상황에서도 83% 이상의 불법 밀매 품목을 정확히 찾아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는 성체가 되면 코에서 꼬리까지의 길이가 약 1미터에 이르러, 세계에서 가장 큰 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훈련에 투입된 쥐들은 특정 향을 구별하고 다른 냄새를 무시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훈련받았으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마다 먹이로 보상을 받았다.
연구팀을 이끄는 이지 소트 박사는 "쥐는 작고 민첩해 밀집된 화물 컨테이너와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탐지견보다 유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쥐들은 8개월 동안 접하지 못한 냄새도 정확하게 기억해낼 수 있다"며 "개와 달리 여러 조련사와의 작업에 잘 적응하는 데다가 훈련과 유지 비용이 낮아 경제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쥐들은 1년간의 훈련을 통해 탐지 능력을 갖출 수 있으며, 평균 8년의 수명으로 장기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쥐들이 높은 지능과 호기심으로 학습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하며,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컨저베이션 사이언스'에 발표됐으며, 추가 실험을 통해 다르에스살람 항구와 공항에서 쥐들의 효율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한편 불법 야생동물 밀매는 연간 약 230억 달러 규모로, 위조품, 마약, 인신매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불법 산업으로 평가된다.
세계자연기금(WWF) 미국 지부의 크로포드 앨런 부회장은 "야생동물 제품은 위험이 적은 상품으로 여겨져 밀수업자들이 항구와 공항에서 쉽게 밀반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탐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아프리카 거대 주머니쥐 활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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