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해 법원이 보석을 허가했다. 지난 7월 23일 구속된 지 101일 만이다. 김 위원장의 보석 출소로 카카오는 최악의 경영 공백 장기화를 면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5부(재판장 양환승)는 3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지난 10일 김 위원장은 이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재판부는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과 보증금 3억원을 보석 조건으로 달았다. 출국 시 법원의 허가를 받고 사건과 관련된 피의자, 참고인, 증인 등과 접촉하거나 증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금지했다.
앞서 진행된 보석 심문에서 김 위원장은 "(제가) 구속된 지 3개월이 됐는데 (사실) 구속이 될 줄은 생각하지 못 했다"며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수백 번이 넘는 회의에 참석했지만 한 번도 불법적이거나 위법한 것을 승인했다거나 회의에서도 (그런) 결론을 내려본 적 없다"며 보석을 호소했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도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과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보석을 허가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에 대한 공개 수사가 시작된 이후 1년 6개월 이상이 경과했고 동일한 공소사실로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모두 보석으로 풀려나 조사를 받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구속 상태를 유지할 필요성과 상당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고인(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정보기술(IT) 산업을 이끌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성장 동력, 미래 사업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며 "전 세계는 해외 빅테크(대형 IT 기업)의 AI 기술 개발 격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IT 기업을 창업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피고인(김 위원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 받은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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