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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엔비디아에 HBM3E 공급 임박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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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E 테스트 중요 단계 통과…HBM4 내년 하반기 출격"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의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의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뉴시스]

여기서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가 아직 HBM을 공급하지 못한 엔비디아를 뜻한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에 통과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세계 HBM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에 삼성전자가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기술 경쟁력 약화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 8단과 12단을 모두 양산, 판매하고 있다"며 "복수의 고객사에 두 제품을 모두 공급하고 있고,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그래픽 처리장치(GPU)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재품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외에 AMD가 연말 출시를 앞둔 AI 그래픽처리장치(GPU) 'MI325X'에 삼성전자의 HBM3E 12단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주요 고객사에 제품 공급 전이지만, 삼성전자의 3분기 HBM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전체 HBM 3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70% 이상 성장했다"며 "HBM3E 매출 비중은 3분기에 (전체 메모리반도체 매출의) 10% 초중반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일부 사업화 지연이 있어 전 분기 발표한 수준은 하회하겠지만, 4분기 HBM3E 비중은 50%대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에 HBM3E 공급이 늦은 만큼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HBM4를 내년 하반기까지 개발해 양산하는 게 목표다.

실제로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는 메모리 기업은 SK하이닉스가 1순위,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순위고 삼성전자는 4분기 중 진입하면 3순위에 불과하다.

이 경우 3순위 기업의 가격 협상력은 1~2순위 기업보다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부사장은 "복수 고객사와 맞춤형(커스텀) HBM 사업화를 준비 중"이라며 "커스텀 HBM은 고객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는 게 중요해 베이스 다이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사가 삼성 파운드리가 아닌 대만 TSMC에 파운드리 물량을 맡기길 원하더라도 따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3분기 메모리 시장은 서버 수요는 강세를 보였지만, 모바일 수요는 약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범용 D램 제품의 생산을 하향 조정하고,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메모리 업계의 추격이 거센 범용 D램 생산 라인을 선단 공정으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아이뉴스 DB]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아이뉴스 DB]

내년도 시설투자(CAPEX) 규모는 올해(56조원대)와 비슷한 수준을 예고했다.

김 부사장은 "차세대 반도체 연구시설(R&D) 단지 건설, 클린룸 선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서려 한다"며 "설비투자의 경우 증설보다 전환 투자에 초점을 두고 기존 라인에 대해 1b 나노 D램, V8·9 낸드로 전환을 가속해 수요 모멘텀이 강한 선단공정 기반 고부가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의 품질 테스트 통과에 대해 언급하자 5만원대를 횡보하던 주가가 장중 6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그동안 주가에 시장의 우려가 충분히 반영된 상황"이라며 "D램 업황이 양호하다는 안도감 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매출 79조987억원, 영업이익 9조18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였고,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영업이익도 277.37% 증가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반도체 중심의 DS부문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으로,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가 매출 17조5800억원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매출 29조2700억원을 기록하면서도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에서 큰 차이가 났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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