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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에 치매약까지"…커지는 반려동물 제약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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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용을 동물용으로…대웅펫, 당뇨병·간 개선제·소화효소제 개발
박셀바이오, 반려견용 면역항암제 출시 준비…반려묘용도 개발 중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의 고령화와 함께 암이나 치매와 같은 난치병 치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의약품 개발에 제약·바이오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반려견이 견주에 업혀 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비중은 2010년 17.4%에서 2020년 27.7%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인구의 약 30%에 해당하는 1500만 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 또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62억달러(한화 약 8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또 10년 뒤인 2032년에는 약 152억달러(한화 약 20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단순한 사료와 간식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반려동물을 위한 의약품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반려견과 반려묘는 고령화에 따라 사람과 비슷하게 치매나 암 등 난치병을 앓는 경우가 잦다. 실제로 반려동물의 주요 사망 원인 1위는 암으로 꼽힌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후보 물질을 반려동물 치료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는 인체 적용에 앞서 동물실험(전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부작용 등을 검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동물의약품 개발은 이미 효과와 안정성 등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반려동물 의약품을 꾸준히 개발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대웅펫이 있다. 대웅제약의 계열사인 이 회사는 대웅제약의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를 동물용으로 개발 중이다. 해당 품목명은 '엔블로펫'이며 현재 임상 3상 단계를 거치고 있다. 올해 안으로 농립축산검역본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임상 3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엔블로는 국산 제36호 신약으로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 억제제 계열 약물로, 포도당과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을 지녔다.

반려견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대웅펫은 동물용 간 기능 개선제도 출시한 바 있다. 대웅제약의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의 주성분인 우루소데옥시콜산(UDCA)를 활용해 국내 최초 동물용 'UDCA정'을 올해 5월 시장에 내놨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소화효소 판크레아틴(Pancreatin)과 췌장에서만 분비되는 소화효소 리파아제(Lipase)를 함유한 췌장 효소보조제 '에피클(Epicle)'도 출시했다.

항암제 역시 개발된 상태다.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박셀바이오는 올해 8월 반려견 전용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에 대해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출시를 준비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박스루킨-15는 반려견의 면역 세포를 활성화해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암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지니고 있다. 유선종양 절제 수술을 받은 환견 55마리(시험군 27마리, 대조군 28마리)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박스루킨-15를 병용 투여한 환견은 종양 제거 수술만 받은 환견에 비해 임상 증상이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묘가 혀를 내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박셀바이오는 현재 반려묘 전용 면역항암제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HLB생명과학은 HLB그룹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반려견 유선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인지기능장애(치매) 관련 의약품도 눈에 띈다. 신약개발 벤처기업 지엔티파마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의약품 '제다큐어(성분명 크리스데살라진)'를 2021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제다큐어는 국내 최초 동물용 합성신약으로, 유한양행이 유통을 맡고 있으며 국내 1900여 곳 동물병원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엔티파마는 제다큐어를 반려견 뇌전증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물용 의약품 개발은 사람용보다 개발 속도가 빠르고 단순한 편이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산업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동물용 의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아닌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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