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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건희 유지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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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 기부로 치료 3892명 등 총 1.3만명 혜택 받아
전국 의료 기관 202곳에서 의료진1504명 참여
이재용 회장 등 유족 "4주기 앞두고 부친 유지 되새겨"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 다엘(11세, 남)이는 2018년 11월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힘든 치료 과정을 잘 견뎌내며 회복의 길을 걸었으나, 지난해 4월 병이 재발하면서 또 다시 항암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항암치료 기간 동안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지원으로 9회의 'NGS-MRD' 검사를 받으며, 정밀한 진단과 최적화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지난 6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의 집도 하에 'CAR-T'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현재 회복 중이다.

# 하율(14세, 남)이는 듀시엔형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팔의 근력이 약해져 일상적인 동작을 혼자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없어져 자존감이 떨어지는 하율이를 보며 가족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하율이는 서울대병원의 연구과제를 통해 '옷감형 인공근육 어깨 보조기'를 지원받으며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남긴 발언. [사진=권용삼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남긴 발언. [사진=권용삼 기자]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평소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 받아 시작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이 출범 4년째를 맞아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을 비롯해 환자들과 가족들, 의료진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 등 유족은 지난 2021년 4월 쉽게 치료하기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큰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치료와 이들을 위한 선진 의료지원 체계 구축에 써 달라며 3000억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을 재원으로 설립된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사업단)'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국내 소아암과 소아희귀질환으로 고통 받는 전국의 어린이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치료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일회성 치료비 지원이 아닌 문제 해결형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토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업단은 1단계 기반 구축을 완료하고, 2단계에서 구체적인 치료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업단은 △소아암 △희귀질환 △공동연구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됐다. 먼저 소아암 사업의 경우 1500억원을 배정해 완치율 향상을 위한 치료 및 연구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김용태 국회의원, 박중신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최은화(앞줄 왼쪽)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장이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뒷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김용태 국회의원, 박중신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최은화(앞줄 왼쪽)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장이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또 희귀질환 사업부에선 진단 네트워크 및 첨단 기술 치료 플랫폼 구축 사업을 위해 6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아울러 공동연구 사업부에선 전국 네트워크 기반의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는 공동연구에 900억원이 배정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총 9521명의 소아암·희귀질환 환자들이 진단을 받았고, 3892명이 치료를 받았다. 또 2만4608건의 코호트 데이터가 등록됐으며, 전국 202개의 의료기관과 1504명의 의료진이 협력해 아이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영옥 전남대 어린이병원장은 "(희귀질환의) 유전자 진단은 (의료기관들이) 서로 네트워크가 돼야 하는데 지방이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기부를 통해서 검사를 할 수 있게 됐고, 효율적으로 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석희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이건희 기금을 통해서 유전성 장염의 우리나라 소아 코호트를 만들었고 그 연구를 통해 유전성 장염을 치료할 수 있는 두 가지의 신약 특허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000억원에 이르는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의 의료기부는 미래 주인공인 어린이를 위해 우리 사회 각계 각층의 기부 동참을 이끄는 '기부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감염병 진단키트 기업 코젠바이오텍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누적 2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 가수 이승기 씨도 각각 10억원과 20억원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주희영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유족의 의료기부를 계기로)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라든가, 후원이 더 많이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채종희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 희귀질환사업부장(서울대병원 교수)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어린이병원들도 다 기부로 이뤄진다"며 "(故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부금을) 귀한 곳에 쓰도록 고민해 보겠다. 미래를 위해 써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본행사에 앞서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은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장(서울대 어린이병원장),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어린이병원 1층에 있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부조상을 관람했다. 이 부조상은 서울대병원이 기부에 대한 감사와 예우의 뜻을 담아 지난 2022년 10월 어린이병원 1층 고액기부자의 벽에 설치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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