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삼양식품이 소스 사업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소스 특유의 뛰어난 확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불닭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다른 신사업과 달리,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유의미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그룹 지주회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 11일부터 글로벌 통합 마케팅 '스플래시 불닭'을 진행 중이다. 불닭을 널리 퍼트린다'는 의미를 지닌 스플래시 불닭은 불닭볶음면으로 대표되는 불닭 브랜드의 영역을 맛과 요리 영역까지 확장하기 위해 불닭소스 중심으로 기획됐다.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약 2개월 동안 중국 상하이, 영국 런던, UAE 두바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를 찾아가 현지 소비자에게 불닭소스를 알리는 형식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단일 브랜드로 약 2개월에 달하는 기간 동안 글로벌 스케일의 캠페인을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소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왜 소스일까. 우선 확장성이 뛰어나다. 다양한 요리에 첨가하는 것은 물론, 음식과의 페어링, 외식업체와의 컬래버레이션 등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하다. 활용하는 분야가 많으니 자연스럽게 불닭 브랜드 노출까지 늘릴 수 있다. 마케팅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이미 삼양식품은 국내외 외식업체와 불닭소스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메뉴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시장 규모도 크고 성장세 역시 가파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글로벌 쿠킹·테이블 소스 시장 규모는 502억9800만 달러에서 지난해 584억2000만 달러 수준까지 커졌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 규모 역시 5억9500만 달러에서 6억3000만 달러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불닭소스의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다. 삼양식품 소스류 매출은 2021년 213억원에서 2022년 290억원, 지난해 381억원까지 커졌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21억원으로, 지금 추세를 유지하면 연 매출 400억원대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국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해외 매출 비중도 늘고 있다. 지난 2021년 84억원, 2022년 119억원, 지난해 161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는 117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수출이 내수를 앞질렀다.
전 세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불닭 브랜드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현재 삼양식품은 주력인 라면 사업에선 매운 라면 브랜드 '맵탱'과 해외 전용 건면 브랜드 '탱글' 등을 출시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제2의 불닭볶음면'을 노리며 탄생한 맵탱은 최근 월평균 150~160만개가량 팔리고 있지만, 시장 상위권을 차지한 인기 제품과의 비교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출시 60주년 비전선포식에서 진출 계획을 밝힌 '푸드케어'와 '이터테인먼트' 사업 역시 이제 걸음마를 떼고 장기 레이스에 돌입한 상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로 불닭소스 라인업을 강화하겠다. 불닭소스 사용 및 노출 증대를 위해 메뉴 페어링을 기반으로 한 퀵서비스레스토랑(QSR) 채널 역시 확대할 계획"이라며 "불닭소스는 현재 일본, 중국, 미국 등 4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출국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타바스코, 촐룰라 등과 같은 '글로벌 핫소스'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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