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3개국(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박6일의 출장 일정을 마치고 11일 밤 늦게 굳은 표정으로 귀국했다.
이재용 회장은 오후 10시 15분께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뒤 출국장을 빠져나왔다. 이 회장은 "삼성 반도체 위기설이 나오는데,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계획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또 "하반기 파격적인 인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침묵을 유지한 채 대기 중인 차량에 올랐다.
이 같은 행보는 앞서 이 회장이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출장 후 귀국하며 취재진을 향해 '갤럭시 Z 플립6'의 마케팅 효과 등을 언급한 것과 대조된다. 이 차이는 3분기 실적 부진에 따라 '위기론'이 확산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9조1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 실적을 발표했다. 반도체 사업을 총 지휘하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발표해야 했을 정도다.
이날 이 회장과 함께 귀국한 주요 임원들도 말을 아꼈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부회장)도 정기 인사 등에 대한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내년 갤럭시S25 시리즈에 엑시노트가 탑재되냐"는 질문에 "준비되는 대로 다시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또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준비가 되면 말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출장 기간 이 회장은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생산 공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현지에서 이 회장은 정현호 부회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경영진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경영진에게 "인공지능(AI)과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현지 정부·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논의를 이어갔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