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가계대출 관리 정책을 두고 스텝이 또 엇갈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 선반영을 주문한 것과 달리 금융위는 은행별 자율 관리 기조를 확고히 했다.
11일 이 원장은 임원회의를 통해 "금리 인하의 긍정적 효과가 우리 경제와 금융 전반에 확산할 수 있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면서 "기존 가계대출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예대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 해달라"고 당부했다.
구두 개입을 통해 금리 인하 기조와 엇갈린 은행의 가계대출 정책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자율적 관리 기조를 강조하며 이 원장과 상반된 메시지를 냈다.
이날 권대영 사무처장은 "금융권이 연초 수립한 자체 가계대출 경영 목표를 준수하기로 한 만큼 개별은행 상황에 맞는 세심한 여신 심사 기준을 통해 남은 3개월 동안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라는 결과에는 뜻을 맞췄으나, 관리 정책을 두고는 메시지가 사뭇 달랐다. 은행 한 관계자는 "이 원장의 메시지는 사실상 금리 인하에 대한 구두 개입"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하 가능성은 작다. 한 시중은행의 여심 담당 임원은 "지금은 가계대출 금리를 내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SC제일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25%p 내리는 방식으로 실질 금리를 올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전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원장과의 혼선을 사과한 지 하루만이다. 전날 국정감사에서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장의 여러 발언 때문에 시장에 혼란을 유발한다는 비판과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많이 소통하고 조율하고 있다"며 "유념해서 업무에 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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