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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父 한승원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 번역가 잘 만난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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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전남 장흥에서 기자회견
"데버러 스미스, 한국어 맛깔 살린 적임자"
"기자회견 거부한 딸, 글로벌적 감각으로 바뀌어"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부친, 소설가 한승원(84)이 딸의 수상에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36)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부친 한승원 소설가가 11일 오전 전남 장흥군 안양면 집필실에서 수상 축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부친 한승원 소설가가 11일 오전 전남 장흥군 안양면 집필실에서 수상 축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승원은 11일 오전 전남 장흥군 안양면에 위치한 집필실 '해산토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소식을 들었을 때) 당혹감에 사로잡혔다. 즐겁다고도, 기쁘다고도 말할 수 없었다"며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사고를 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딸은 문장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프다. 그 슬픈 문장을 어떻게 번역하느냐가 중요한데 번역자(데버러 스미스)를 잘 만난 것"이라며 "한국의 가정과 인간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등 실수도 했지만, 한국어의 맛깔스런 감각을 번역해내는 적임자였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세계에 알려지려면 번역자를 잘 만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여성 데버러 스미스는 2009년 케임브리지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2010년부터 독학으로 한국어를 터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를 배운지 3년 만에 한강 작가를 만나 그의 작품 채식주의자(2007)를 번역해 맨부커상 수상을 도왔다.

소설가 한강(오른쪽)이 지난 2016년 영국 맨부커상(현 부커상) 수상 당시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부커상 홈페이지]
소설가 한강(오른쪽)이 지난 2016년 영국 맨부커상(현 부커상) 수상 당시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부커상 홈페이지]

한승원은 아울러 한강이 자신과는 구별되는 '환상적 리얼리즘' 사조에 영향을 받은 것도 노벨상 수상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세대는 민주화운동을 겪었던 만큼 사실주의, 리얼리즘 사조가 주류였다. 그러나 80년대 남미 소설 '100년 동안의 고독'이 들어온 이후 국내에도 남미·스페인어권의 '환상 리얼리즘' 사조가 전파됐다"며 "강이의 작품은 첫 문장부터 환상적 세계를 그린다. 심사위원들이 그 아름다운 문장과 세계를 포착해 내 세대가 아닌 후세대(한강)에게 상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승원은 이날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강이에게 '네가 입문한 출판사 중 하나와 함께 기자회견을 해라'고 조언했는데 다음날 아침 생각이 바뀌었더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모든 죽음이 실려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워서 기자회견을 하겠느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새 한국 안에서 사는 작가 감각이 아닌 글로벌적인 감각으로 바뀌었더라"고 딸을 칭찬했다.

한승원은 딸 한강을 아버지를 뛰어넘는 자식인 '승어부(勝於父)'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생존치를 뛰어넘기도 힘든데 생존치를 뛰어넘은 부모를 뛰어넘는 자식"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딸을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라고 평가했다.

한승원은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66년 단편소설 '가증스런 바다'로 등단했다. 대표작으로는 영화로도 유명한 '아제아제 바라아제'가 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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