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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배수진 전략…고려아연, '제2의 SM' 사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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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경고에 MBK, '추가 인상 없다' 공개 선언
최윤범 가격 인상·소송전 부담 가중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추가로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지난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처럼 사태가 흘러갈 지 주목된다. MBK연합이 시세조종행위 등에 해당할 수도 있는 입장을 발표하면서까지 최윤범 회장 측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9일 고려아연,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상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 인수전 과열에 대해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발표한 다음날에 시세조종행위로 읽힐 수 있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에서 "고려아연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은 각 회사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시세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하다. 자본시장법은 상장증권의 시세 고정이나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고려아연 측이 입장문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반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고려아연은 "또 다른 시세조종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라며 "MBK파트너스가 진정으로 고려아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생각한다면 적대적 공개매수를 철회하고 가처분 신청도 취하하라"고 맞섰다.

◇MBK "추가인상 없다"…고려아연 "공개매수 방해 목적 시장질서 교란행위"

여기에 더해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 측의 공개매수가 추가 상향을 압박하는 입장도 공개적으로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가격 이상의 경쟁은 두 회사의 재무 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K연합과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83만원도 기업가치에 부담인 만큼, 추가로 가격을 인상할 경우 회사에 손실을 끼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이는 MBK연합과 고려아연 경영진이 벌이고 있는 공개매수절차중지가처분 소송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를 상향할 경우 추후 배임 소지를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오는 14일 종료되기에 MBK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공개매수가격을 묶어둠으로써 투자자들이 상대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도록 유인해야 한다. MBK연합의 공개매수 청약을 위해서는 이날까지 대상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MBK연합의 과감한 입장 발표로 양 측의 합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의 공개매수 전쟁때처럼, 극적인 합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시작된 하이브와 카카오 간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은 주가가 양 측의 공개매수가를 웃돌면서 승자의 저주가 우려됐다. 그러면서 한 달이 지난 시점에 하이브가 인수절차 중단을 선언했다. 결국 카카오는 공개매수 가격 인상없이 경영권 지분을 확보했다. 그렇지만 카카오는 이후 공개매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SM 공개매수 하이브·카카오 한달만에 합의…고려아연 공통점과 차이점

MBK는 SM엔터테인먼트 사례처럼 공개매수 대결이 승자의 저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음을 지적한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 사례와 달리 고려아연은 지난해부터 영풍그룹에서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됐고, 공개매수가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최윤범 회장 측이 공개매수가 인상을 포기하고 MBK연합과 합의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과의 공개매수) 타협에 대한 분위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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