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이 경상남도 거창군 신원면 과정리에서 왕진 의료봉사를 펼쳤다.
지난해 5월 경남 거제시 비진도에서부터 전국의 도서 벽·오지나 의료사각지대를 찾아다니면서 시작된 그린닥터스의 왕진 봉사는 이번이 13번째다.
그린닥터스재단은 주말인 지난 5일 거창군 신원면 사랑누리센터에서 의료봉사를 펼쳐 주민 100여명을 무료 진료하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 2명의 집을 방문해 왕진 서비스했다.
그린닥터스 거창신원 의료봉사단에는 정근 이사장을 비롯해 온종합병원에서 김선 응급센터 과장(응급의학전문의)과 최철호 한방센터 부원장(한의사), 거창읍에서 개원 중인 총액자 거창고려정형외과 원장(정형외과전문의) 등 의사 4명과 윤은희 수간호사 등 온종합병원 간호사 8명, 물리치료사 4명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왕진봉사에는 현지 의사가 합류해 의미를 더했다. 부산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1년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정형외과 전문의를 취득한 총 원장은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잠시 봉직한 뒤 지난 1995년 거창읍에서 개원해 지금까지 지방 의료를 지켜오고 있다.
총 원장은 이날 그린닥터스의 신원 봉사에 참여하기 위해 자기 병원의 토요진료를 잠시 접고 자동차로 40~50분 떨어진 신원까지 달려와 주민들을 진료했다.
또 온종합병원 응급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선 과장도 하루 전날 24시간 응급실 근무를 마치고, 쉬지도 못한 채 곧바로 신원 의료봉사에 참여해 함께 간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총 원장은 “그린닥터스의 부산 의사들이 자동차로 3시간이나 걸릴 만큼 멀리 떨어진 거창에까지 와서 의료봉사를 하는 데 감동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행복하고 보람 있는 그린닥터스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이날 총 원장을 ‘경남그린닥터스 창원지부 지회장’으로 임명했다. 그린닥터스 신원봉사단은 오전 10시부터 진료에 들어가 점심시간까지 뒤로 미루며 오후 2시까지 모두 100여명의 주민들을 진료했다. 온종합병원 간호부도 임시진료실에 찾아온 주민 모두에게 고급 영양제 주사를 놔줬다.
정근 이사장 등 의사 4명은 거동이 불편해 임시진료실까지 올 수 없는 주민 2명에게 왕진 서비스에 나섰다. 거창학살사건 희생자 유족이라는 박 모씨(79세·여)는 “부산사람들이 멀리 떨어진 거창까지 찾아와서 의료봉사를 해주는 것도 감사할 일인데, 집까지 직접 찾아와 아픈 데를 봐주니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그린닥터스 봉사단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국전쟁 이듬해인 1951년 2월 거창 신원에서는 우리 군이 빨치산 토벌을 빌미로 이곳 주민 719명을 무참하게 학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 발생 73년이 지났으나, ‘거창양민학살사건’ 희생자들은 명예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신원면 과정리에 있는 ‘거창사건 추모공원’에 안치돼 있는 당시 희생자 묘역에는 두 살 배기도 있다. 719명 가운데 15세 이하 어린 아이가 359명이나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원면 주민들로부터 ‘거창사건’의 진상을 들은 그린닥터스는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여론 조성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박명순 그린닥터스 사무총장은 “그동안 해외 재난지역 긴급의료지원 활동과 해외 의료봉사에 치중해오던 그린닥터스가 지난해 5월 5일 어린이날 거제 비진도섬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국내 의료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며 “해당지역이나 주민들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알게된 만큼 국민 여론 형성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