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 농부가 자신이 운영하는 농장에 몰래 들어온 흑인 여성들을 살해한 뒤 돼지우리에 버린 사실이 드러나 여론이 들끓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순 마리아 마카토(44)와 로카디아 느들로부(35)는 림포포주의 한 농장에 몰래 들어갔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
남아공에서는 시골 주민들이 버려진 음식을 구하기 위해 백인이 운영하는 농장에 침입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숨진 두 사람도 유제품 회사 트럭이 다녀간 후 버려진 음식을 찾으러 농장에 들어갔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농장주인 자카리아 요하네스 올리비에르(60)와 직원 아드리안 드 웨트(19)가 이들에게 총을 쐈기 때문이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농장주와 관리인은 사체를 돼지우리에 버렸고, 일부는 돼지에게 먹힌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범죄 현장에 있던 마카토 씨의 남편은 총에 맞았지만 살아남아 탈출했다.
이번 사건에 남아공 사회는 분노하고 있다. 주민들은 법원 밖에서 시위를 벌였고 정치인들은 분노에 찬 성명을 발표했다.
NYT는 이번 사건이 남아공의 고질적 문제인 인종과 성별에 기반한 폭력, 유혈사태로도 종종 이어지는 백인 상업 농장주와 흑인 이웃들 사이의 갈등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고 짚었다.
1994년까지 이어졌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기간 많은 흑인은 토지 소유권을 강제로 빼앗겼고 남아공에서는 아직도 대부분의 주요 상업 농장이 백인 소유로 남아있다.
농촌 지역의 많은 흑인은 여전히 빈곤한 삶을 살고 있으며 먹을거리를 찾아 농장의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 하는 처지다.
다만 많은 백인 농부가 지속적인 침입을 받아왔으며 이에 따라 위협을 느껴왔다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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