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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재명 변론장' 된 검사탄핵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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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정적 죽이기' 검사 탄핵이 청문회 목적"
검사 불출석…'대북송금 유죄' 이화영만 나와
이 전 부지사 "이재명 대선 떨어져 우리가 고통"
국힘 "왜 국회가 국민 혈세로 이 대표 변호 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9월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헌정사상 두 번째 검사 탄핵 청문회가 개최됐지만, 초점은 탄핵 검사가 아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맞춰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이 대표는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이번 청문회는 앞으로 있을 이 대표 재판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일 개최한 '검사(박상용)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는 핵심 증인이 모두 불참한 채로 진행됐다. 당초 증인(31명)과 참고인(3명)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탄핵소추 대상인 박 검사를 비롯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 검찰·쌍방울 측 인사는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전 부지사를 비롯해 변호를 맡은 김광민·김현철 변호사,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등 이 전 부지사 측만 청문회에 참석한 탓에, 심문은 박 검사의 직무상 위법성이 아닌, 이 대표의 결백에 쏠렸다. 이에 여당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청문회'라고 성토했다.

먼저 민주당은 박 검사의 김 전 부지사에 대한 진술 회유·협박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는 동시에 이 대표와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의 연결고리를 끓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재판에서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 등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이후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 협조 요청 내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며 일부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부지사를 100번 넘게 검찰로 불러낸 검사들은 나오지 않고 온갖 고통을 받는 이 전 부지사는 출석했으니, 세상이 거꾸로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박용철 부회장을 같은 공간에서 면담하게 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똑같은 시간에 출정하고 똑같은 시간에 돌아온 것이 10번이 넘는데, 이는 형집행법 위반"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건태 의원은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 "박 검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정적 죽이기'를 위한 정치적 수사를 했다는 것이 탄핵 청문회 개최 이유"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당초 검찰이 쌍방울의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사건 실체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자, "스마트팜 비용을 경기도를 위해 대납했고 이것이 이 대표 방북 비용이라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수사·기소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 대표 제거를 위해 김 전 회장 등과 재판 거래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전 회장은 1심에서 '재벌 전용 판결'이라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이후 대법원에서도 유지됐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검찰이 정적을 죽이기 위해 김 전 회장 협조를 받았고, 고작 3년 이하 징역에 불과한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기소하는 특혜를 베푼 것"이라고 했다.

야당이 검찰과 김 전 회장 간 '재판 거래' 의혹에 초점을 맞추는 배경에는 이 대표 재판이 연관돼 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로부터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스마트팜 비용 대납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증거로 인정했다. 징역 9년 6개월(1심)을 선고받은 이 전 부지사의 판결은 해당 사건으로 기소된 이 대표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02. [사진=뉴시스]

이 전 부지사도 이날 청문회서 검찰과 김 전 회장의 회유·압박이 존재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동시에, 이 대표는 사건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는 "저를 비롯해 김 전 회장, 박용철 부회장,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등 사건 관계자가 두 달 정도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실인 1313호 앞 창고에서 같이 있었다"며 "대질 조사라는 명분하에 진술을 어떻게 할지 지속적으로 맞췄고 진술이 틀리면 교정해 주는 이른바 '진술 세미나'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요청하는 음식(갈비탕·자장면·연어 등)을 제공하며 회유·압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이 '거짓'일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김 전 회장은 자신이 거짓 진술을 많이 해서 저와 이 대표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진술을 할 것이고 이런저런 것을 준비했다고 했다"며 "또한 빠져나가기 위해선 검찰 비위를 맞추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지속적으로 회유했다"고 했다. 아울러 "박 검사는 10회 이상 교도관 배석 없이 김 전 회장과 저 둘만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줬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이 전 부지사의 '방어적'인 태도가 이어지자,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에 다뤄질 내용 중 일부는) 이화영·이재명 재판 관련된 진술을 두고 다툴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오늘 논의되는 모든 것은 재판에 관여되기 때문에 '이화영·이재명 재판' 관여 목적 청문회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검찰의 조작 사건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사안은 희대의 사법 방해 사건"이라며 "이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주된 법적 책임을 져야 하지만, 민주당 정파가 이 대표를 위해 하기도 싫은, 있지도 않은 말을 해서 중한 처벌을 받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더욱이 이 전 부지사에 대해선 "본인에 대한 정상적인 변론의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본인이 받아야 할 형보다도 더 중한 형이 선고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박상용 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잠시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4.10.02. [사진=뉴시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국민 혈세로 세비를 받으면서 왜 이 대표 변호사가 해야 할 일을 국회에서 해야 하는가"라면서 "이번 청문회는 이 대표 재판에 유리한 자료를 하나라도 만들어보겠다는 '방탄의도'이고 검사들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 전 부지사에게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한 재판부의 판단을 들어 반박했다. 이 전 부지사가 현재 청문회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대부분 피고인 신문 당시 진술한 내용과 비슷하다.

장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는데, 진술만 가지고 유죄 판결이 선고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공동 피고인 진술, 전직 경기도 공무원 진술, 국정원 문건, 경기도 공문 및 내부 보고서, 영수증 등 객관적 증거에 의해서 범죄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청문회장에서 드러난 진술은 전혀 새로울 것도 저희들이 예상하지 못한 것도 없다"며 "본인 재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진술을 하는 것은 결국 이 청문회는 앞으로 있을 이 대표 재판에 대한 변호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전 부지사가 이곳에서 일관되게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진술하는 것 역시 국민 앞에서 (이 대표는 혐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이 전 부지사는 여당의 지적에도 "김 전 회장이 해외에서 체포된 이후 사건 본질은 이 대표 수사로 바뀌는데, 검찰이 수없이 저를 불러 조사한 것 모두 이 대표를 얘기하라는 것이었다"라며 "이 대표가 대선에서 떨어진 이후 정치 검찰의 전리품이 된 것이고 이 과정에서 저와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고통을 받아 여기까지 이른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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