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매입가를 83만원으로 결정하면서 영풍과 MBK파트너스(MBK)가 공개매수가를 한 번 더 올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MBK는 당초 공개매수가를 66만원으로 설정했다가 주가가 그 이상으로 뛰자 75만원으로 한 차례 올린 바 있다. 그런데 고려아연이 MBK의 공개 매수 마감일을 이틀 앞두고 83만원으로 올림에 따라 MBK와 영풍으로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2일 고려아연은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주당 8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으로 최대 18%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이를 위해 투입하는 금액만 약 3조 1000억원에 달한다.
MBK는 고려아연의 주식이 공개매수 기존 가격인 66만원을 웃돌자 75만원으로 매수가를 전격 상향한 바 있다. 고려아연이 이날 매수가를 83만원으로 설정하면서 MBK가 상향한 75만원조차 시상에서 위력을 상실할 수도 있게 됐다.
영풍-MBK측도 이번 발표를 주시한 가운데 향후 전략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우선은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보기로 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이 위법하다는 주장이 기각된 이후 이와 별개로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다시 냈다. 다만 이미 유사한 종류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만큼 법원이 영풍의 손을 들어 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만은 없다.
이 때문에 영풍-MBK가 매수가를 상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MBK가 공개 매수가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의에 "추가 인상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의사를 표했지만, 2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공개 매수가를 다시 한 번 상향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MBK는 고려아연 발표의 실제 이행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사회 의결을 통해 매수가를 인상키로 했지만 실제 이행 여부는 미지수"라면서 "SM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이사회에서 매수가를 상향키로 의결을 거쳤지만 이행되지는 못 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베인캐피탈과 약정이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지도 모르는 데다 빚을 내는 감자(減資)적 성격이 강하다"면서 "결국 매수가 상향은 고려아연의 부채만 늘어나게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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