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9월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8월에 비해 34% 줄었다. 일평균 대출금도 23% 줄어든 걸 고려하면, 단순히 추석 연휴로 영업일 수가 줄어든 영향이라고도 보기 어렵다. 역대치였던 8월에 비해선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4조5764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9148억원 늘었다. 8월엔 8조9115억원이 늘어나 역대치를 기록했다.
9월 일평균 주담대 증가액도 3286억원으로 전월 4244억원보다 22.6%(958억원) 줄었다. 9월에 추석 연휴가 있었다는 걸 고려해도, 대출 증가세가 다소 꺾였다고 볼 수 있다.
가계대출은 725조3642억원에서 730조9671억원으로 5조6029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과 주담대 잔액 모두 8월 증가액의 30~40% 수준이다. 다만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보인 7~8월을 빼면 올해 중 가장 큰 증가액이다.
8월보다 증가액이 줄어든 건 9월부터 시행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영향이다. 규제 강화로 대출 한도가 줄 것으로 예상해 막차 수요가 8월에 대거 몰리기도 했다.
은행권은 이 규제로 한도가 4500만~9300만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점쳤다. 다른 대출이 없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연봉 1억원인 대출자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기준 6개월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때를 가정한 수치다.
은행들은 지난 7월부터 금리를 연달아 인상했고, 8월부턴 주담대 대상 제한, 한도 축소와 같은 고강도 대출 정책을 강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전세대출, 집단 잔금 대출 접수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대출모집인은 은행과 계약을 맺고 대출자를 연결해 주는 상담사다.
9월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4571억원으로 전월보다 9억원 증가에 그쳤다. 몇몇 은행들에선 잔액이 줄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DSR이 강화되면서 대출 수요가 줄었고, 이전부터 은행들이 금리 인상과 한도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출을 조절한 영향도 있었다"며 "이르면 10월부터 몇몇 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은행이 지난 8월에 이미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했다. 연말까지 목표치를 맞추려면 잔액을 줄여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 대해선 내년 은행 자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DSR을 낮추겠다고 경고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30일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올해 남은 3개월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달성하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며 "금융지주 차원에서 전략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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