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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이종산업'에 눈 돌리는 전통제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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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대원·유한, 의료기기·화장품 사업에 대규모 투자
"본업 유지·강화 목적…현금 확보 위한 움직임"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전통 제약사들이 주력 사업인 신약 개발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용·의료기기와 화장품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동화약품의 '하이로닉' 인수와 대원제약, 유한양행의 화장품 시장 진출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통 제약사들이 주력 사업인 신약 개발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용·의료기기와 화장품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최근 총 1607억원을 투자해 미용·의료기기 회사 하이로닉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는 하이로닉의 기존 주식 1207억원 어치와 신주 400억원 어치를 매입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동화약품은 하이로닉의 최대 주주 이진우 이사회 의장과 특수관계인 이은숙 씨가 보유한 주식 전량 838만3277주를 1207억원에 인수한다. 하이로닉은 동화약품을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동화약품이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 매입을 완료하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상환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총 57.80%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실사를 통해 오는 12월 중 거래를 종료할 예정이다.

하이로닉은 고강도 집속초음파(HIFU), 고주파(RF) 기반의 병원·개인용 피부 미용기기를 개발·판매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337억원과 영업이익 53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최초로 HIFU 리프팅 장비를 출시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의 이번 인수는 회사의 이종산업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0년 척추 임플란트 업체 '메디쎄이'를 221억원 상당을 들여 인수한 바 있다.

사진은 하이로닉의 HIFU 리프팅 기기 'V-RO ADVANCE'. [사진=하이로닉 홈페이지]

대원제약의 경우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화장품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 대원제약과 코이노, 포커스자산운용 등으로 꾸려진 DKS컨소시엄이 총 650억원 규모로 화장품 제조사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400억원을, 전환사채 250억원을 매입했다. 이중 대원제약은 400억원을 들여 지분 72.9%를 확보했고, 에스디생명공학은 올해부터 대원제약의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2008년 설립된 에스디생명공학은 마스크팩과 스킨케어 제품 등을 다루며, 미국과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전 세계 55개국 진출한 기업이다. 2017년 초 코스닥에 시장에 상장에 성공했다.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이후 올해 상반기 동안 화장품 부문에서 새롭게 1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분기와 2분기 각각 102억원과 97억원이 반영됐다.

유한양행도 화장품 사업에 힘쓰고 있다. 2015년 화장품 업체 '코스온' 인수를 결정한 유한양행은 이후 두 차례 걸쳐 400억원 상당 투자금을 투입, 지분 12.3%를 확보해 코스온의 최대 주주로 등극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코스온의 유상증자에 두 차례 참가해 5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코스온은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 생산(OEM)과 제조자설계생산(ODM) 사업이 주력인 회사다. 2013년 10월 코스닥에 상장돼 급성장해 매출액 1000억원 대까지 올렸으나, 이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터지면서 줄곧 적자를 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의 영업 손실은 463억원에 달한다. 코스온의 부진에 따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022년 말 코스온의 상장폐지 절차를 준비했으나, 유한양행이 지분을 늘리면서 상장폐지 위기를 막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셀]

유한양행은 올해 7월 미용·의료기기 업체 성우전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성우전자의 전자부품 기술력으로 코스온의 사업 부활을 노리고 있다. 제약기반 원재료를 활용한 더마코스메틱 제품과 성우전자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제약사가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본업 유지·강화를 위함"이라며 "신약 개발의 경우, 수천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필요한데다 최소 10년이 걸리고, 성공률 또한 크게 잡아도 10% 내외다. 개발에 성공해 흑자로 전환하는 데에도 얼마나 걸릴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단기간에 현금 창출이 가능한 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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