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연다…'표 대결' 2라운드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지난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신규 이사진 확대 여부를 정할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처럼 경영권 향방을 가를 '표 대결'이 다시 한 번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27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이날 중 공시를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이른바 '3자 연합'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앞서 지난 4일 3자 연합은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주장하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 등 2명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제안한 바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 5명, 3인 연합 측 4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된다면 3인 연합 측 이사가 6명으로 늘어 구도가 달라진다. 신 회장도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이자 기타비상무이사로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3인 연합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셈이다.

반대로 변경 안건이 부결될 경우, 최대 1명의 이사 후보만 선임될 수 있기에 지금처럼 교착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공시에 따르면 송 회장 등 3자 연합과 특별관계자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48.13%, 임종윤·종훈 형제와 그 특별관계자 지분은 29.7%다. 통상 이사 선임은 주총 출석 의결권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정관변경은 출석 의결권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양측은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 다른 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월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OCI그룹의 통합 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형제 측이 반대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지난 3월 경영권을 둘러싼 표 대결에선 신 회장이 형제 측을 지지하며 갈등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으나, 이후 송 회장 부녀와 3자 연합을 구성하며 갈등이 재점화된 상태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고교 후배이자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