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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밸류업지수' 비판에 마구잡이 땜질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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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본부장 "밸류업지수 시행후 특별 종목편입"…인덱스운영규칙 무시
지수 산출하자마자 리밸런싱하면 시장 대혼란 불가피 지적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지수'에 대한 비판에 마구잡이로 대응하고 있다. 시장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땜질식 처방까지 내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 밸류업 지수 발표 이틀 만에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금년 내 구성종목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본부 본부장이 밸류업 지수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본부 본부장이 밸류업 지수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거래소가 24일 공개한 코리아 밸류업지수(이하 밸류업지수)의 정기 리밸런싱은 연 1회로 매년 6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로 지정돼 있다. 통상 지수 구성 종목의 변경은 정기변경과 수시변경으로 나뉘는데, 수시변경은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 등 불가피한 경우다. 거래소가 밝힌 '특별변경'은 지수 운영 가이드라인의 '전문적 판단(Expert Judgement)'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전문적 판단은 정기변경일 이전에 발생하는 중요한 기업 이벤트 또는 지수 산출 방법론에서 다루지 못하는 매우 특이하고 복잡한 상황이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 밸류업 지수와 관련한 논란은 지수 산출 방법론에 대한 문제제기여서 전문적 판단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밸류업 지수 종목 구성에 형평성과 객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잠재우기 위해 불가능한 임시방편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양태영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은 "연말까지 밸류업 공시 상황을 보면서 공시 기업을 중심으로 편입 여부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기 리밸런싱이 추가되거나 수시 리밸런싱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며 "아직 초기 단계라 밸류업 공시 기업이 적으니 올해는 특별히 살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밸류업 지수를 기초 지수를 삼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오는 11월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ETF 시장에 진출한 운용사 26개사 중 10개사 내외가 해당 ETF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내 지수 리밸런싱이 이뤄지면 ETF 운용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내 구성종목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건 11월에 ETF가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리밸런싱을 한다는 것인데 일반적인 케이스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밸류업 지수에 미포함된 종목이 새로 담기거나, 포함된 종목이 빠진다면 운용사도 주식을 사고 팔아야 하는데 이의 경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5단계 스크리닝으로 공정하게 심사 기준을 책정했다는 거래소의 말과 달리 고무줄 잣대라는 비판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요건을 맞추지 못했음에도 지수의 연속성과 안정성 때문에 편입됐으며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주주환원 등 특정 요건이 우수했음에도 질적요건이 미흡해 편입되지 못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뢰가 중요한 자본시장에서 지수 하나를 두고도 거래소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어떻게 믿고 투자를 하겠냐"고 우려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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