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일산 사람들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요.그래서 일산을 떠나려 하지 않아요. 선도지구에 선정되면 지역이 더 발전할 것이라 기대하고, 그래서 경쟁력 있는 단지들은 적극적으로 동의서를 준비했다고 해요."
26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만난 중개업소 대표 A씨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준비 동향을 이렇게 전했다. A씨의 말처럼 일산에서는 여러 단지가 차례로 고양시청에 공모신청서를 지원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26일 기준 선도지구 신청을 결정한 단지는 백송마을 1·2·3·5단지(2732가구)를 비롯해 △강촌1·2, 백마1·2단지(2906가구) △후곡마을 3·4·10·15단지(2406가구) △후곡마을 1·2·5·6단지(2140단지) 등이다. 이들 단지가 있는 마두동과 백석동, 일산동은 서울 지하철 3호선 마두역과 경의중앙선 일산역을 지난다.
백석동과 마두동에서는 백송마을에서는 1·2·3·5단지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단지 내부에는 막바지 동의율 접수를 늘리기 위한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고 주민들이 가장 많이 지나는 정문에는 각 대형 건설사와 건축사무소가 설치한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에도 단지 내에서 한 건설사의 현수막을 설치하느라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산동에서도 선도지구를 향한 주민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일산의 대표적인 학원가인 이곳은 경의중앙선 일산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지역 공인중개사 B씨는 "이미 몇 주 전부터 90%를 넘었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면서 "단지에 100% 주민 동의율을 달성한 동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백송마을1·2·3·5단지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주민분들이 많이 참여해 동의율을 충분히 확보했다"면서 "정확한 동의율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동의율 외에도 가구당 주차대수 등 다른 평가항목 점수가 다른 단지 대비 높아 선도지구 선정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일산의 현재 평균 용적률은 169%로 인구 24만명, 주택 10만4000호다. 용적률은 중동(226%), 산본(205%), 평촌(204%), 분당(184%)에 이어 1기 신도시 중 가장 낮다. 국토부는 기준 용적률(쾌적한 생활이 가능한 적정 개발밀도)을 아파트 300%, 주상복합 360%로 높여 인구 6만명, 2만7000호 규모를 늘려짓도록 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선도지구 선정 평가 기준으로 △주민동의 여부(95% 이상 동의 시 60점) △정주환경 개선의 시급성(구역 내 가구당 주차대수 0.3대 미만 시 10점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 10점 △정비사업 추진의 파급효과(통합정비 참여 주택단지 4개 이상, 가구 수 3000가구 이상일 시 10점)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활력있고 생동감 있는 공원도시 일산'을 비전으로 △생동감 있는 녹색공원도시 △이동이 편리한 교통도시 △활력있는 자족도시 △쾌적한 정주환경도시 △살기 좋은 복지문화도시를 목표로 지역 개발을 추진한다.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주민동의율 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선도지구를 노리는 대다수 단지가 비슷한 수준의 주민동의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두동 한 공인중개사 대표 C씨는 "수년 전부터 단지별로 재건축 논의가 있었던 만큼 선도지구를 노리는 단지는 적극적으로 주민동의서를 받는 등 빠르게 움직였다"면서 "각 단지가 모두 90% 내외 동의율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산은 다른 1기 신도시와 비교해 선도지구 선정에 도전하는 단지 수가 적다. 서울 남부 지역의 다른 1기 신도시와 달리 서울 주 업무지역인 강남권 진입이 불편하고 창릉신도시와 장항지구, 풍동 등 인근에서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이라 집값이 다른 지역 대비 오르지 못한 탓이다. 주민의 자산 가치가 낮으면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성이 낮아져 추가 분담금 등을 부담해야 한다.
일산동 한 중개업소 대표 D씨는 "일산 재건축 사업성이 불투명하고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져 재건축을 노리고 들어오는 투자 수요는 적은 편"이라면서 "향후 선도지구 단지가 정해지면 해당 단지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업성에 대한 우려는 각 단지에서도 인식하고 있다. 선도지구 공모에 접수한 한 단지의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집값이 낮아 다른 지역 대비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인근에 신축 단지가 없는 만큼 선도지구 단지가 사업을 진행하면 투자 수요가 유입돼 사업성은 문제없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단지의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우리 단지가 선도지구에 선정되지 않더라도 다른 단지 정비사업이 끝나면 지역 집값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정비사업이 차례로 진행돼 사업성이 입증되면 우려는 자연스럽게 불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