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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동토층 녹으면 북극이 불탄다 [지금은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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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연구단, 21세기 중후반 북극 산불 심화할 것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구 가열화로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면서 북반구 극지역의 산불이 더욱 증가하고 그 피해는 심화할 것이라는 관련 논문이 나왔다. 영구동토층은 일 년 내내 0℃ 이하로 지속해 얼어있는 지층을 말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은 기후와 영구동토층 전문가와 함께 대규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이용해 지구 가열화 가속화에 따른 산불 증가를 예측했다. 캐나다와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 지역 산불이 급격히 심화할 것임을 알아냈다.

최근 관측 현황을 보면, 이례적으로 따뜻하고 건조한 상태로 북극 지역의 대형 산불 피해는 더욱 증가했다. 미래 인간의 활동에 따른 지구 가열화가 북극 산불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는 것은 기후 변화 문제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산불이 확산하면 화재 진압도 여의치 않다. 접근이 쉽지 않을뿐더러 산불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속화된 지구 가열화로 급격한 영구동토층 해빙에 따른 북반구 극지역 산불 강화 메커니즘. [사진=IBS]
가속화된 지구 가열화로 급격한 영구동토층 해빙에 따른 북반구 극지역 산불 강화 메커니즘. [사진=IBS]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산불 연소의 핵심 요소이자 영구동토층에 영향을 크게 받는 토양 수분 함량, 영구동토층 해빙 가속화의 역할 고려가 필요하다.

기존 산불 연구들은 주로 기상 조건에 의한 산불 위험지수를 산출해 왔다. 관련 연구 기후 모델들은 지구 가열화, 영구동토층의 해빙, 토양 수분-산불 간의 상호작용, 식생 변화 고려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IBS 연구팀은 가장 포괄적 지구 시스템 모델 중 하나인 복합 지구 시스템 모델(CESM, Community Earth System Model, CESM)을 영구동토층과 산불 분석에 사용했다. 이 모델은 토양 수분, 영구동토층, 산불 과정을 통합적으로 결합한 최초의 모델이다. CESM은 미국 콜로라도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에서 개발한 전지구 결합 기후 모델이다.

IBS 연구팀과 미국 콜로라도 국립 대기연구센터(NCAR) 공동연구팀은 자연적 요인에 의한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에 의한(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영향을 명확히 구분했다.

이를 위해 IBS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해 1850~2100년의 기간을 다루는 과거-미래 대규모 100개 앙상블 시뮬레이션(SSP3-7.0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 높은 배출 시나리오, 2100년에 현재 배출량 2배)을 수행했고 이 중 명확한 메커니즘 설명을 위한 동일 조건의 50개의 앙상블 시뮬레이션 자료를 선택 후 분석했다.

그 결과, 21세기 중후반에는 인간 활동에 의한 가열화(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해 영구동토 지역의 약 50%에 급격한 해빙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1850년부터 2100년까지 기후시뮬레이션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갈수록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면서 붉은 산불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사진=IBS]
1850년부터 2100년까지 기후시뮬레이션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갈수록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면서 붉은 산불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사진=IBS]

이는 많은 지역에서 과잉된 토양 수분에서 배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토양 수분을 급격히 감소시킨다. 토양 건조 환경은 특히 여름철 지면으로부터의 증발산을 감소시켜 기온을 높이고 대기를 더 건조하게 만든다는 거다. 산불 발생에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김인원 IBS 연구위원은 “이러한 급격한 토양 수분과 대기의 변화는 산불을 심화시킨다”며 “우리는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불이 거의 발생하지 않던 지역에서 강한 산불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급변하는 것이 불과 몇 년 안에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인간 활동에 의한 대기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는 식물 광합성을 도와 고위도 지역의 식생을 증가시키며 이러한 식생의 증가는 산불 연료 역할을 해 산불 피해를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북극권이 따뜻해지면서 녹색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북극에서 산불이 잦고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 Logan Berner/Northern Arizona University]
북극권이 따뜻해지면서 녹색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북극에서 산불이 잦고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 Logan Berner/Northern Arizona University]

악셀 팀머만 IBS 연구단장은 “산불은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 블랙카본(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나 나무 등이 불완전연소해서 생기는 그을음), 유기탄소를 방출한다”며 “이는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북극의 영구동토층 해빙 과정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직 지구 시스템 모델에 산불에 의한 연소 생성물과 대기 간의 상호작용은 완전히 포함돼 있지 않는데 앞으로 이러한 측면을 더 자세히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논문명: Abrupt increase in Arctic-Subarctic wildfires caused by future permafrost thaw)는 9월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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