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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많은 사회"…위산분비 억제제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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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대웅제약·제일약품, 해외시장 진출 활발
케이캡 45개국·펙수클루 30개국 등 시장지배력 확대
"빠르고 오래가는 제제"…국산 3세대 가능성 커져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위산분비 억제제)'를 개발한 HK이노엔·대웅제약·제일약품 등 3개 제약사가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소화기 질환 중 하나다. 위 속에 있어야 할 위액·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며 식도와 위벽 등을 손상시키는데, 가슴쓰림 등 여러 증상을 유발한다. 질환이 심화될 경우 식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1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글로벌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6조원에서 2022년 21조원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P-CAB는 3세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다. 기존 2세대 치료제인 'PPI(Proton Pump Inhibitor, 양성자 펌프 억제제)는 위벽에 있는 양성자 펌프 효소에 결합해 위산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한 번 결합하면 떨어지지 않아, 복용 시 약효가 일정 시간 지속된다. 다만 약물 복용 전 식사를 해야 하며,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고 최대 효과를 발휘하는 데 길게 3~5일 정도 걸리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개선한 P-CAB는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며, 약효도 더 빠르고 오래 지속된다.

시장조사기관 BBC리서치는 전 세계 P-CAB 시장 규모가 2015년 610억원에서 오는 2030년까지 1조8760억원으로 연평균 2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P-CAB을 개발한 회사는 HK이노엔이다. 지난 2018년 7월 국산 제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을 승인받아 이듬해 3월 출시했다. 이후 케이캡은 매해 30~40%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원외처방실적을 살펴보면 2019년에 304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두 배 이상 성장해 771억원, 2021년 1107억원, 2022년 1321억원, 지난해 1582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케이캡은 해외 45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미국과 캐나다에 기술수출한 것을 비롯해 중국, 인도, 몽골,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남아 6개국, 동유럽 5개국, 중동·북아프리카 10개국, 중남미 18개국 등이다. 이중 제품을 출시해 판매에 나선 국가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몽골, 멕시코, 칠레, 페루 등 8곳이다. 허가 완료를 마친 국가는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이다. HK이노엔은 해외 진출 국가를 점차 늘려 오는 2028년까지 100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케이캡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P-CAB을 개발했다. 회사가 개발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는 2022년 7월 국산 제34호 신약으로 승인받았고, 출시 2년 만에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2위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 출시 당시 펙수클루의 처방액은 129억원이었고, 지난해 535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성장률 315%를 보였다.

펙수클루의 경우, 현재 한국을 포함한 30개국에 진출했다. 출시된 나라는 한국과 필리핀, 멕시코, 에콰도르 칠레 등 5개국이다. 품목허가를 신청한 국가는 중국과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콜롬비아, 페루, 브라질,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11개국이다. 또한 수출 계약을 맺은 나라는 인도와 아랍에미레이트 등 14곳이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를 2027년까지 100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단일 품목으로 매출 1조원까지 성장시킬 구상이다.

가장 최근 P-CAB 계열 치료제를 개발한 회사는 제일약품이다.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이하 온코닉)가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개발을 도맡았으며, 올해 4월 식약처로부터 국산 제37호 신약으로 승인받았다. 이들 회사는 건강보험 급여 등재 절차 등을 거쳐 연내 자큐보를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영업·판매·유통은 제일약품이 담당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온코닉은 자큐보의 해외 시장 공략을 펼치고 있다. 이달 12일 회사는 멕시코 기업 라보라토리 샌퍼(Laboratorios Sanfer)와 자큐보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라보라토리 샌퍼는 멕시코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규모 및 점유율 1위 제약사로,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총 19개 국가에 자회사와 지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 기점으로 온코닉은 멕시코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앞서 온코닉은 지난해 3월 당시 개발 중이던 자큐보를 중국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에 16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올해 5월에는 계약 조건에 따라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인도 제약사와도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인도 제약사는 글로벌급 기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세 회사의 공통점은 중남미 국가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남미의 한 국가에서 품목허가를 받으면 다른 주변 나라에 진출하기 유리한 면이 있다"며 "미국과 유럽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인구가 많아 시장 규모를 무시할 수 없다. 중남미를 선제적으로 공략해 각 사의 P-CAB 우수성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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