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초 IT 솔루션 가운데 가장 주목받았던 것이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이다. 무려 2천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만큼 화려한 조명을 받은 바 있다. 2년전까지만 해도 30여개 업체가 각축을 벌였던 뜨거운 시장이었다.
그러나 2005년 현재 CMS(Content Management System)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고작 3~4개. 그 많던 CMS 기업들은 하나 둘 모습을 감추었거나,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말았다. 그나마도 외국 솔루션 기업 몇 곳과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토종 기업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가 제몫을 하고 있을 뿐.
된다 싶으면 너나없이 뛰어드는 모습이 CMS 시장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났다. 지나친 기대로 준비없이 '대박의 꿈'을 좇았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시장은 기대만큼 급성장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면 버틸 수 있는 기업은 분명해진다. 시장을 선두에서 이끌어 가거나, 든든한 자본력으로 버틸 수 있는 기업이거나.
외국계 기업들이 든든한 자본력으로 버텨왔다면,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시장 선두자리를 지켜온 경우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www.i-on.net)는 1999년 하반기 '아이 퍼블리셔(I-Publisher)'를 출시하며 CMS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업그레이드 제품인 '아이온 콘텐트 서버(I-ON Content Server)'를 개발, 현재의 대표상품으로 키워냈다.
CMS 시장에서 아이온은 국내 최다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으며 70%에 이르는 시장 점유율로 독보적인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CMS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 성공비결, 그것은 '노력'
CMS는 말 그대로 콘텐츠를 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콘텐츠의 생성부터 배포, 유지까지 책임지는 관리 소프트웨어다. 작게는 웹 콘텐츠 관리(WCM)부터 크게는 기업내 모든 콘텐츠 관리(ECM)까지.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이하 아이온)는 1998년 한메소프트의 인력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모기업인 대농이 부도로 쓰러지면서 당시 한메소프트 기획이사로 있던 오재철 사장은 일부 기술인력과 기획인력을 데리고 창업했다.
"설립할 때부터 IMF를 겪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직원들에게 교통비와 점심값만 주기도 벅찼으니까요.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든 직원들이 뭉쳐서 밤을 새어 가며 최선을 다해 일했고 결국 이겨냈습니다." 오재철 사장은 지금도 힘들 때면 어려웠던 초기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아이온은 국내 CMS 시장과 성장의 궤를 같이 해 왔다. 아직 CMS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때, 제품 개발에 나서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자신있게 'CMS 대표기업'이란 수식어를 회사 이름앞에 붙일만큼, 시장 경력이나 점유율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
'비결'이란 없다. 어느날 갑작기 초인이 되는 그런 기적은 더더구나 없다. 아이온이 오늘의 위치에 올라서게 된 비결은, 누구나 다 아는 것, 그저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 뿐이다.
아이온의 주력제품 '아이온 콘텐트 서버'는 국내 CMS 분야에서 최초로 'ISO9001' 인증을 받았다. 지난 해 10월에는 CMS 원천기술인 '템플릿 기반의 페이지 생성/관리'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또한 지난 6월에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로부터 '굿소프트웨어(GS)' 인증도 받았다. 국내외 주요 기술검증은 다 통과한 셈이다.
이같은 기술적 배경을 기반으로 아이온의 영업전략은 '분야별 최고의 회사'를 레퍼런스로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센 놈만 친다"는 싸움판 전략이다. 자신감과 함께 오기가 넘친다.
SK텔레콤, 조선일보, KTF, BC카드, 서울시청, KT, KBS, iMBC, 매일경제, 서울대학교 등 80여개 이상의 국내 레퍼런스 명단이 아이온 전략의 성과물이다. 아이온은 지난해 목표액 60억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했다. 올해에는 8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온은 한해 평균 8억원을 연구개발에 쏟고 있다. 이같은 꾸준한 노력과 경험이 쌓이면서 CMS 전문기업으로 위상을 더하고 고객의 신뢰를 쌓아온 것이다.
오재철 사장은 "대기업 고객을 잇따라 확보하며 자리를 굳히고 있지만 이러한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내수의 한계에서 비롯된 전문업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대한민국 SW가 세계 표준이 되는 그 날을 위해
"한정된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세계적인 CMS/ECM 전문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이온이 이룩한 성과 가운데 돋보이는 것이 일본시장에서의 선전이다. 이것이 아이온의 가능성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배경이다.
아이온은 2000년 6월 일찌감치 일본시장을 두르렸다. 2년여의 고생끝에 2002년, 국내 CMS 업계 최초로 일본에 터전을 잡는다. 일본 아시스토와 일본내 CMS 독점 판매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것. 이를 계기로 히타치그룹의 전 계열사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둔다.
이후 소니, 관서전력, CSK 등 약 60여개 일본 기업을 레퍼런스로 확보했다. 보수적인 일본 시장에서 거둔 자랑스런 결과물이다.
오재철 사장은 "일본에서는 상품의 가치가 120% 됐을 때 성공할 수 있다. 또한 일본에서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커스터마이징 필요없는 제품 완성도"라고 제품에 대한 품질보증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아이온은 전 직원 80여명중 75%를 차지하는 60여명의 개발자와 엔지니어가 제품의 품질을 보증한다. 이러한 기술 지원을 기반으로 일본 CMS 시장에서 아이온은 세계적인 CMS 기업 인터우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인정받았다.
지난 10월 12일 '2005 아이온 신제품 발표회'에서 일본내 독점 판매대리점인 아시스토로부터 "일본 CMS 시장에서 성공적인 열쇠를 가져다 준 아이온에 감사한다"는 내용으로 감사패를 받기도.
또 아이온은 다국적 기업인 한국IBM과 마케팅 업무 협약을 체결, IBM의 콘텐츠 매니저(CM) 플랫폼을 기반으로 ECM 솔루션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해외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PCA생명과 하나생명 등 금융업계에 구축한 사례를 기반으로 IBM과 함께 적극적인 국내외 판매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금융권 대상의 ECM 솔루션만으로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시장은 우리보다 12배 크죠. 미국은 100배나 크구요. 한국과 일본을 넘어 전세계에 고객사를 확보해 5년안에 1억달러의 연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게 중장기 계획입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신화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만들어 보겠다는 당찬 포부다.
◆ 유무선 통합 CMS 개발, "모바일 시장서도 선두되겠다"
아이온이 전략적으로 추진중인 차세대 제품개발 전략을 잠시 들여다 보자.
우리나라는 세계 모바일 시장의 대표적인 선두 국가이며, 모바일 콘텐츠의 사용과 사용자수에 있어서는 가장 앞선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몇몇 기업들이 이동통신사의 각종 시스템 구축과 모바일 콘텐츠 관리의 기술경험을 갖고 있으나 이는 특정 이동통신사, 기껏해야 지역적 특성에 따른 경험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아이온의 경우 그동안 유선 CMS 제품의 개발경험과 주요 콤포넌트를 바탕으로 한 이통통신사의 콘텐츠 통합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여기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모바일 콘텐츠의 특수성이 반영된 '모바일 콘텐츠 관리 통합 솔루션’을 패키지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70% 이상의 패키징율을 달성했고, 2006년 상반기까지 90% 이상의 패키지 완성율을 달성하겠다는 게 목표다.
오재철 사장은 "WCM이나 전자문서관리(EDM), 이미지 문서관리(Image EDM) 등을 포괄하고 있는 ECM이라는 분야는 외국 기업이 먼저 시작하고, 정립한 시장이다. 그러나 이 유무선 통합 콘텐츠 관리 분야에서의 완성도 높은 솔루션은 아이온이 세계 최고 수준이자 가장 앞선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오 사장은 "여기에 'JSR-170', '웹 서비스' 등 표준화되고 있는 선진기술을 채용하고 있어 그 확장성과 유연성에 있어서는 미국 현지에서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는 평가를 이미 받은 상태"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이온은 올 연말까지 20여명의 인력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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