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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우병 사태' 떠올리게 하는 '계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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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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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2008년 서울특별시청 앞에 수많은 촛불이 밝혀졌을 당시 기자는 중학생이었다. 20년이 지난 일이지만 당시 학교 분위기는 지금도 기억이 또렷하다.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뚫리고 죽는다는 '뇌송송 구멍탁'이라는 괴담이 유행처럼 퍼졌고, 소고기를 먹는다고 하면 '이명박 지지자'라는 놀림을 받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 '계엄령 준비 의혹'이 전혀 낯설지 않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계엄령 의혹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하지만, 민주당은 제보를 바탕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국민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국민을 흔들어 놓고 증거 제시는 없으니 결과적으로 과도한 불안감이 사회 전반에 퍼지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과 갈등만 깊어졌다.

계엄 의혹에 현혹된 일부 국민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국군의날(10월 1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는 유언비어를 사실로 믿고 소위 '찌라시'를 퍼뜨리고 있다. 이것이 과장된 정보로 현혹된 사람이 위험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인지, 다른 사람을 혼란스럽게 해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라면 할 수 있어"라는 사회적 풍토에 계엄까지 믿어버리는 피해자가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은 현실인 것 같다. 정치부 기자다 보니 계엄령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묻는 지인들도 간혹 있다.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해도 "지금 정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웃지 못 할 대답이 돌아온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 광우병 사태를 떠올리게 했다. '국민을 위한 명박은 없다'라는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사진이 퍼질 정도로 당시 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 불신은 극심했다. 정부와 대통령이 줄곧 해명해도 이미 '매국노' 취급을 받던 정부를 믿는 국민은 소수였다. 지금 민주당이 제기하는 계엄령 의혹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광우병 사태에서 보았듯이 국가를 뒤집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킬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 인사들은 진보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계엄령이 실제 실행될 것처럼 여러 시나리오를 부끄럼 없이 풀고 있다. 당시 광우병 사태처럼 국민의 불안과 분노를 부추기는 무책임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애당초 증거 없이 떠드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면 '염치'라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정치권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특히 신중해야 한다. "집권 경험이 있는 수권 정당 민주당의 정보력을 무시하지 마라"는 엄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의혹이 사실이라면 명확한 증거와 함께 공론화하고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반대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불안을 부추긴 것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사과가 필요하다.

민주당이 12·12 군사반란을 주제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을 감명 깊게 보고 현실과 영화를 착각한 것이 아니라면,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기보단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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