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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손가락'에서 'AI 시대 효자'로…낸드 시장 주도권 다툼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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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용 고성능·고용량 기업용 SSD 수요↑…내년 글로벌 낸드 시장 첫 1000억 달러 돌파 전망
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세대 제품 개발·신제품 양산 속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이 본격화하며 그동안 메모리 업체들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던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사업이 AI 시대 효자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AI를 지원할 수 있는 고성능·고용량의 기업용 솔리데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모처럼 활기가 도는 낸드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메모리 업체들은 차세대 제품 개발과 신제품 양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QLC 9세대 V낸드'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QLC 9세대 V낸드'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매출 기준)은 지난해 390억 달러에서 올해 770억 달러로 두 배가량 확대되고, 내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03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D램은 휘발성 메모리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다. 반면, 낸드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형화, 대용량화의 이점이 크면서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비디오나 사진과 같은 대용량의 정보를 저장하는 데 적합하다. USB나 SSD, 스마트폰 등에 주로 활용된다.

특히 최근 생성형 AI 열풍으로 고성능·고용량의 eSSD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데이터센터들은 저렴한 제품 가격 때문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AI가 빠르게 확산하며 데이터 처리 속도와 소비전력, 발열 등이 데이터센터 운영에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면서 eSSD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AI 시장이 학습 중심에서 추론의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2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낸드 총매출은 167억9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36.9%(62억 달러)로 1위, SK하이닉스와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이 22.1%(37억1600만 달러)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 키옥시아(점유율 13.8%), 미국 마이크론(11.8%) 등이 뒤를 이었다.

AI의 확산과 함께 낸드 수요가 살아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다퉈 차세대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1테라비트(Tb) 용량의 쿼드러플레벨셀(QLC) 방식 9세대 수직형 낸드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최초로 트리플레벨셀(TLC) 기반 9세대 V낸드를 양산한 지 4개월 만이다.

QLC는 낸드의 기본 저장 단위인 셀(cell) 하나에 4비트(bit)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낸드 시장에 보편화돼 있는 TLC 방식은 셀당 3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 QLC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제품으로, 저장 용량은 커지면서도 칩의 크기는 줄일 수 있다. 이론적으로 TLC보다 집적도가 30%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9세대 QLC는 이전 세대 QLC 제품 대비 쓰기 속도가 100%,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60% 개선됐다. 전력 소모를 최소화한 '저전력 설계 기술'을 통해 데이터 읽기, 쓰기 소비 전력도 각각 약 30%, 50% 감소했다. 데이터 보존 성능도 이전 제품보다 약 20%가량 높였다.

허성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Flash)개발실 부사장은 "9세대 TLC 양산 4개월 만에 9세대 QLC V낸드 또한 양산에 성공함으로써 AI용 고성능, 고용량 SSD 시장이 요구하는 최신 라인업을 모두 갖췄다"며 "최근 AI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기업용 SSD 시장에서의 리더십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데이터센터용 SSD 'PEB110' 제품.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데이터센터용 SSD 'PEB110' 제품.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성능을 이전보다 2배, 전력 효율을 30% 끌어올린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SSD 'PEB110'을 개발했다. 현재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사와 함께 'PEB110'에 대한 인증 작업을 진행 중으로, 인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 2분기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대역폭이 기존보다 2배 넓어진 최신 인터페이스 'PCIe 5세대' 규격을 적용했다. PCIe는 디지털 기기의 메인보드에서 사용하는 직렬 구조의 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다. 신제품은 성능이 2배 향상됐고, 전력 효율은 30% 이상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초고성능 제품인 'PS1010'을 양산 중이다. 'PEB110' 개발로 한층 탄탄해진 SSD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다양해지는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번 제품은 최고 성능이 입증된 당사 238단 4D 낸드를 기반으로 개발돼 원가, 성능, 품질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고객 인증과 양산을 순조롭게 진행해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데이터센터용 SSD 시장에서도 글로벌 1위 AI 메모리 프로바이더(공급자)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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