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삼성, HBM3E 8단 엔비디아에 공급 시작"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을 주도하며 'AI 칩'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3E 8단'의 퀄(품질)테스트를 마치고 공급을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이 다소 늦게 뛰어들었지만, 최근 HBM3E 인증을 완료하고 H200용 HBM3E 8단 제품의 출하를 시작했다"며 "블랙웰 시리즈에 대한 인증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H200'은 HBM3E 8단을 탑재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초 H200 출하로 올해 HMB3E 소비점유율이 60% 이상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엔비디아의 제품 라인업은 H200이 HBM3E 8단 메모리 스택을 탑재한 최초의 GPU로 큰 파장을 일으킬 예정"이라며 "곧 출시될 블랙웰 역시 HBM3E를 완전히 채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HBM3E 인증을 완료하고 2분기부터 대량 출하를 시작했다"며 "마이크론은 주로 H200에, SK하이닉스는 H200과 B100 시리즈에 모두 공급하고 있다" 덧붙였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다. AI 가속기는 AI 학습·추론에 필수적인 반도체 패키지로 엔비디아는 자사 GPU에 HBM을 붙여 만들고 있다. 블랙웰 기반 B100·B200의 경우 HBM3E 8단 제품이 8개가 탑재되며, 경량화 버전인 B200A에는 HBM3E 12단 제품 4개가 적용된다. 블랙웰 울트라에는 HBM3E 12단 제품이 8개가 투입된다.

다만 해당 내용에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와 관련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삼성전자 HBM의 엔비디아 인증 통과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앞서 로이터도 지난달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에 이어 5세대 HBM인 HBM3E 8단을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로이터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조만간 공급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라며 "4분기부터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5세대 HBM 중 HBM3E 12단 테스트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 불가"라며 "주요 고객들과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답한 바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퀄테스트 통과가 이르면 9월 중에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올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공급을 본격화하고,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또 후속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의 경우 이미 주요 고객사들에 샘플 공급을 마쳤으며, 이번 분기 양산을 시작해 4분기부터 고객에게 공급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