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시장에 뛰어드는 수요자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자금력을 갖춘 40대 매수세가 강한데, 이로인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518건을 기록했다. 전월(6150건)에 비해 3000건 이상 늘었고 1년 전 같은 기간(3804건)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거래량이 9500건을 넘어선 것은 1만6002건을 기록한 2020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모든 연령대에서 거래량이 늘었다. 그중 40대는 6월 1939건에서 3163건으로 한 달 만에 63% 늘었고, 30대는 1941명에서 3002명으로 약 55% 늘었다.
40대의 경우 지난 2022년 8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30대 거래량을 뛰어넘었다. 서울 주택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관망세를 유지하던 40대 계층의 수요자가 적극적으로 매수에 뛰어든 것이다.
지역별로는 연령대별로 주 매수 지역이 달랐다. 40대는 송파구(276건), 강남구(260건), 서초구(245건) 등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했다. 세 지역 40대 거래량이 이보다 많았던 시기는 911건을 기록한 2019년 12월과 821건을 기록한 2020년 7월뿐이다.
해당 지역은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주택 가격이 높은 만큼 자금력을 갖춘 40대가 매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크게 치솟으면서 추격 매수에 나선 수요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KB부동산에 따르면 세 지역 매매가격지수는 7월 기준 △강남구 98.576 △서초구 99.099 △송파구 96.686으로 집값 상승기 막바지였던 2022년 1월(100)과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또한 매수세가 더 몰린 8월에는 강남구가 100.145까지 오르면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강남권을 제외한 서울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점도 40대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진단도 나온다. 기존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40대가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택을 매도하고 강남권으로 갈아타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매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도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매도한 40대는 총 3421명으로 송파구(299명), 동작구(213명), 강동구(200명) 등에서 매도세가 강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30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강한 40대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가 이어졌고 갈아타기 수요도 일정 부분 매수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가격대 높은 강남, 대출 규제 영향 적어"
최근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증가세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와 전세대출 등을 제한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에 더해 9월부터는 스트레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돼 수요자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도 줄었다.
스트레스DSR은 대출을 받은 기간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일정 수준의 가산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를 뜻한다. 지난 2월에는 1단계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됐고 9월부터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로 확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강남권의 경우 대출 제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강남권에서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주택 가격이 높은 강남권의 경우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가 진입하는 시장인 만큼 대출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강남은 수요자의 대출 의존도와 자금력을 고려했을 때 주택 구매 시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다른 지역 대비 적을 수 있다"면서 "(대출 규제로) 강남권과 비강남권 사이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 또한 "스트레스DSR이 시행되더라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거래량 우상향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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