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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에디슨이 전기의자를 발명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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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기가 없는 현대 문명사회는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그런데 전기의 흐름, 즉 전류에는 직류와 교류라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전기분해용 전원이나 각종 전자회로, 전지의 충전 등에는 반드시 직류 전원을 써야 하므로 정류기 등을 통하여 교류를 직류로 변환해야 한다. 반면 전열기구나 전등, 그리고 전동기를 사용하는 각종 전자기기 등은 교류전원을 바로 써도 무방하다. 도대체 직류는 무엇이고, 교류는 무엇이길래 이처럼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나?

직류(直流; Direct Current)는 전지에서 나오는 전류처럼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전류이고 교류(交流; Alternating Current)는 전기가 흐르는 방향이 시간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하는 전류이다. 보통 우리나라 가정에 공급되는 전력은 교류로서 주파수 60Hz, 즉 1초에 전류의 방향이 교대로 60번 바뀐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송, 배전에 교류 전원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교류는 변압기를 사용해서 전압의 크기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서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에디슨은 전구의 발명과 보급을 계기로 전기 공급을 위한 체계를 수립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송, 배전을 위한 각종 부품을 발명하고 자신의 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곳에 발전소들을 세워서 각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였다. 그러나 에디슨은 송, 배전에 110V의 직류 전류를 썼기 때문에 낮은 전압과 전선의 저항으로 인한 손실이 매우 컸다. 이로 인해 발전소에서 좀 떨어진 곳은 제대로 송전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철도용 에어 브레이크의 발명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사업가 웨스팅하우스(George Westinghouse; 1846-1914)가 전력공급 사업에 새로 뛰어 들었는데, 그는 중간 손실이 큰 직류 송전방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압기를 통한 교류 송전방식을 추진하였다. 변압기는 패러데이의 전자기유도 법칙에 의해 전압을 변환해 주므로 전압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비율로 바꾸어 줄 수 있으며, 오옴(Ohm)의 법칙에 따라 송전손실은 전압의 제곱에 반비례하게 된다.

웨스팅하우스는 변압기 관련 특허를 사들이고 ‘웨스팅하우스 전기회사’를 설립하여 본격적인 원거리 송전사업을 시작하였다. 발전소에서 송전할 때에는 전압을 크게 하여 중간의 손실을 줄이고, 수신소에서는 전압을 낮추어 수신함으로써 일반 가정에서는 안전한 낮은 전압을 쓰도록 하는 오늘날과 같은 송전방식을 이용한 것이었다.

웨스팅하우스 전기회사는 추수감사절 날 밤 버팔로 시의 수많은 전등을 켜는 등 각광을 받았으나, 교류 송전방식에도 약점은 있었다. 당시에는 효율적인 교류전동기가 없었다는 점이었는데, 이로 인하여 당시의 전기업계, 학계에서는 교류가 좋은가, 아니면 직류가 좋은가를 둘러싸고 상당한 논란이 이어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교류 송전방식에 강력한 원군이 등장했는데, 한때 에디슨의 연구소에서 일한 적도 있었던 크로아티아 출신의 전기공학자 테슬라(Nikola Tesla; 1856-1943)였다. 그는 1888년에 교류방식에 매우 적합한 전동기를 발명하여 특허를 취득했는데 웨스팅하우스사는 이 특허를 즉시 구입하고 대도시에 알맞은 교류 전력망을 설계하여 교류 송전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다.

이렇게 되자 송전사업의 선발 주자였던 에디슨은 교류 송전방식에 갈수록 위협을 느껴, 자신의 직류 송전방식은 안전한 반면, 교류 송전방식은 위험한 것이라는 선전공세를 적극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경쟁이 어렵게 되자, 상대방을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비열한 수법을 쓰게 된 것이다.

자신의 연구소에 기자, 관계자, 관람객 등을 대거 모아 놓고 개, 고양이들을 고압의 교류전류로 태워 죽이는 끔찍한 실험을 반복하였는데, 이 때문에 근처의 개와 고양이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더욱이 뉴욕 주의 교도소에서 사형집행 방식으로 기존의 교수형 대신에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게 되자 고압의 교류를 쓰는 전기의자를 발명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것이 사형방식으로 채택되도록 로비를 벌였다.

결국 전기의자가 새로운 사형집행 방식으로 결정되자, 에디슨은 사람을 시켜서 웨스팅하우스사가 제작한 교류발전기를 교도소에서 이용하도록 하였고, 이후 더욱 대대적으로 '교류의 위험성'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에디슨 측의 악랄한 선전공세에도 불구하고 교류 송전사업은 진전을 거듭하여 1893년 시카고의 만국박람회에서 25만개의 전등을 켜는 계획에서 에디슨 진영을 제치고 낙찰을 받았다. 또한 나이아가라 폭포에 세계 최초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대규모 공사도 웨스팅하우스사가 맡아서 성공시킨 것을 계기로 송전방식을 둘러싼 교류 방식과 직류 방식의 대결은 결국 교류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최근에는 고전압의 교류 전원이 발생시키는 전자파 등으로 인하여 주변 환경과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보도를 종종 듣게 된다. 또한 지금까지는 변압이 어려운 탓에 직류송전이 거의 안 쓰이고 있지만, 최근에는 관련 기술 및 전력반도체소자 등의 발전에 힘입어, 제한적인 용도이기는 하지만 고전압 직류송전이 활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장차 초전도체 관련 연구개발이 성과를 거두어 전기저항이 0인 초전도 전선이 실용화된다면, 송전 방식이 전력 손실이 없고 안정도가 높은 직류 전원으로 다시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날이 온다면 저 세상의 에디슨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글: 최성우 –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 *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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