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아내를 대신해 가해자와 4000만원에 합의한 남편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8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성년후견인' 자격으로 할머니의 사고를 일방적으로 합의한 할아버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은 A씨의 손주가 제보했다.
A씨의 손주는 맞벌이 부모 대신 A씨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평소 손주를 살갑게 대해준 할머니는 어느날 인도에서 자전거와 부딪혀 심각한 뇌손상을 입는다.
할머니가 식물인간(뇌사) 판정을 받자, A씨는 법원 결정을 통해 할머니의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된다. 이후 자전거 운전자 측으로부터 합의금 4천만원을 받고 재판부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한다. 소식을 들은 A씨의 가족들은 불만을 갖는다.
사연을 접한 송미정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성년후견은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제도로,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된 자는 본인을 위해 포괄적으로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년후견인의 대리권이 무한정 인정되진 않는다. 송 변호사는 "자전거 운전자는 교통사고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기소됐다. 업무상과실치상죄는 피해자가 원해야만 처벌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며 "반의사불벌죄의 요건인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처벌불원의사)'는 엄격하게 적용돼 성년후견인의 대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처벌불원의사는 결국 피해자의 직접적인 의사 표현이 필수요건인 셈"이라며 "반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할 때 후견인이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는 것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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