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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판이 답"…K-제약·바이오 해외 전략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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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파트너사 대신 직판으로 수익성 개선 나서…"시장에 유연한 대응"
셀트리온, 유럽 등 110여 국가에 영업망 구축…삼바에피스도 유럽 직판
적자에서 흑자 전환 성공한 SK바이오팜…"허들 넘었다"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파트너사와의 위탁 판매 전략 대신 직접 판매(이하 직판) 방식을 택하고 있다. 파트너사와의 협업 방식을 활용하면 쉽고 빠르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수수료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어서다.

대신 직판은 초기부터 현지에서 영업망을 구축하고 인력도 대거 투입해야 하는 부담은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판관비를 절감하고 유통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등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셀트리온은 직판 체계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17년 튀르키예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직접 판매를 시작해 점차 시장 영역을 유럽으로 넓혔다. 미국에서는 2022년 미국 법인 셀트리온USA 지분을 인수하며 영업망을 구축한 뒤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와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 등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이외에도 셀트리온은 일본, 중남미 등을 아우르며 세계 110여 개국에 영업망을 세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셀트리온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창사 이래 분기 최고 기록을 세웠고,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37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유플라이마는 이달 초 미국 유통업체 코스트코에 등록됐다. 코스트코는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환자에게 직접 의약품을 공급하는 유통 구조여서 중간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수익성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램시마 피하주사(SC) 버전인 '짐펜트라'의 미국 성공을 위해 올해 초부터 직접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영업에 나설 정도로 직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지난해까지 직판 의약품이 하나도 없었지만, 지난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에피즈텍(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을 국내 출시하면서 직판을 시작했다. 유한양행과 파트너십을 통해 판매하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에톨로체·레마로체·아달로체)도 마찬가지다.

해외 수출 전략 역시 바꿨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서 선보인 희귀혈액질환 의약품 '에피스클리(성분명 에쿨리주맙)'를 직접 판매하기 위해 회사는 유럽 현지에 영업법인을 구축하는 등 수익 개선에 힘쓰고 있다.

에피스클리는 미국 기업 알렉시온이 개발한 '솔라리스'의 바이오시밀러다. 지난달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조만간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자세한 방침이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에서도 직판 체계로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피스클리는 희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약품이기에 직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 개발 신약으로 승부수를 띄운 기업은 SK바이오팜이다. 신약 발굴부터 FDA 승인까지 모두 직접 해냈다. 회사는 2020년 5월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를 출시하는 동시에 직판을 시작했다. 첫 직판 당시 현지 영업·마케팅 전담 판관비가 2635억원 상당 들었고, 지난해까지 3579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판관비가 매해 늘어나며 영업이익 적자를 내기도 했다.

직판 체제에 대한 우려를 잠시 사기도 했지만, SK바이오팜은 성과로 이를 불식시켰다.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2분기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액은 105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6%나 상승했고,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6% 성장했다. 엑스코프리가 미국 내 매출 총이익률 90%대 중반을 담보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엑스코프리 미국 직판 매출만으로 분기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해 판관비 총액을 처음으로 넘어섰다"며 "이는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와 간접비 등을 모두 포함하는 대규모 고정비 허들을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판의 가장 큰 장점은 중간 유통 단계를 제거해 시장 상황에 따라 제품 가격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점"이라며 "또한 회사 직접 마케팅이나 고객 반응 등을 관리함으로써 해외 시장에서의 제품 이미지와 가치, 입지를 일관되게 유지하거나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해외에서의 영업 노하우와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칫 큰돈 들여 낭패를 볼 수 있기에 중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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